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KB스타즈 박지수가 23일 인천국제 공항에서 출국에 앞서 부 박상관, 모 이수경씨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지수는 WNBA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이날 출국한다. 인천국제공항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근성이 있어 기대된다.”

WNBA(미여자프로농구) 도전에 나선 193㎝의 장신 센터 박지수(20·국민은행)의 아버지 박상관(49) 전 명지대 감독이 딸의 미국 무대 도전을 응원했다.

박지수는 지난 13일 WNBA 신인드래프트에서 미네소타 링스로부터 2라운드 5순위, 전체 17순위로 지명을 받았고 드래프트 직후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로 트레이드됐다. 드래프트를 신청하지 않았지만 WNBA에서 먼저 박지수의 잠재력을 인정했다. 지난 23일 미국으로 출국한 박지수는 “미국에서 농구하는 게 꿈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아빠에게 떼를 쓰기도 했지만 아빠가 현실적인 얘기를 해주시며 ‘나중에 가라’고 해주셨다. 이번에 발표가 났을 때도 아빠가 가장 좋아하셨다”며 고마워했다.

박지수의 인터뷰를 먼발치에서 흐뭇하게 지켜보던 박 전 감독은 “영어를 아직 못하니 대화문제가 걱정이다. 그래도 엄마가 같이 미국으로 가서 마음이 놓인다. 구단에서 호텔과 차량을 제공해줘 다행”이라면서 “무리한 플레이를 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부상은 컨디션이 좋을 때 찾아온다. 조금씩 배워간다는 생각으로 하면 좋겠다”며 딸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사실 박지수의 미국행 가능성은 절반이었다. 박 전 감독은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후반에 지명되면 보내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미네소타가 첫 번째 지명권을 박지수에게 쓰더라. 나도 놀랐다. 이후에 하위권팀인 라스베이거스로 지명권이 넘어갔는데 (박)지수에게 잘된 일일 수 있다. 10번의 연습보다 1번의 경기를 뛰는 게 낫다. 센터 출신인 빌 레임비어 감독이 있는 팀이란 점도 좋다”고 말했다.

농구인 출신 박 전 감독은 박지수의 성공 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박 전 감독은 “최종 엔트리에 살아남는 게 먼저다. 그 이후에 자신의 역할을 찾아가야할 것이다. 딸이라서 하는 얘기가 아니라 근성이 있어 솔직히 기대는 된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모두 떠난 뒤 박 전 감독은 어머니와 함께 출국장으로 들어가는 딸을 한동안 꼭 안아주고 등을 다독거렸다. 딸의 도전을 누구보다도 응원하는 모습이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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