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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감독(가운데)와 황현수(왼쪽), 곽태휘가 19일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있다. 구리 | 김현기기자

[구리=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황선홍 서울 감독이 최근 논란이 된 팀의 간판 선수 박주영의 SNS 글에 대해 “문제가 없다”면서도 “다음에 이러면 책임을 묻겠다”며 경고했다.

황 감독은 19일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미디어데이를 통해 “개인적인 의견을 내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팬들과 소통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 다만 메시지가 힘이 됐으면 한다.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박주영과)따로 만나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글은 봤다. 시즌 초 상황이 좋지 않아 선수들에게 위기를 극복하자고 말한 적이 있다. 선수들에게 같은 맥락의 말을 전했다”고 했다. 그는 박주영의 SNS가 팀의 애정에서 비롯됐다고 본 것이다. 그는 “생각하기 나름이다. 부정적 시각으로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베테랑이기 때문에 팀에 대한 생각이 많았을 것”이라며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위기 수습에 매진할 것임을 전했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14일 울산과의 원정 경기에서 서울이 0-1로 패하면서부터였다. 이날 18명의 출전 명단에도 들지 못한 박주영이 울산전 직후 SNS를 통해 “경기에서 패해 화가 나고, 힘을 보태지 못해 화가 난다. 팬들에게 미안하다. 2년 동안 아무것도 나아진 것 없는 FC서울이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적은 것이다. 지난 2005년 입단한 이후 서울을 상징하는 선수로서 최근 부진에 대한 미안함을 크게 표시했지만 핵심은 그게 아니었다. “2년 동안 아무 것도 나아진 것이 없는…”이라고 쓴 것에 대해 결국 지난 2016년 6월 부임한 뒤 2년간 팀을 이끌고 있는 황선홍 현 감독을 비판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팬들이 많았다.

서울은 황 감독 부임 첫 해 전북의 감점 징계와 맞물려 극적인 우승을 달성했으나, 지난해 5위로 추락하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 획득에 실패했다. 게다가 데얀과 오스마르 윤일록 등이 빠져나간 올시즌엔 울산전까지 7경기에서 1승3무3패에 그쳐 10위까지 순위가 떨어졌다. 지난 11일 포항을 홈에서 2-1로 누르고 반등하는 듯 했으나 울산전에서 다시 무너졌다.

문제는 박주영의 SNS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박주영은 이틀 뒤인 지난 16일 또 한 번의 글을 올렸다. 그는 “오늘(16일) 나는 팀을 부정적으로 만드는, 팀에 피해를 끼치는 선수가 되었다. 후배들에게 부끄럽고 미안하다. 반성한다. 하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할 말을 하지 못하는 그런 선수는 되고 싶지 않았다. 제가 피해를 보더라도 그것만은 지키고 싶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팬들의 격려는 물론이고 일부 서울 선수들까지 ‘좋아요’를 누르고 호응할 정도였다. 이 내용은 작성 당시부터 큰 화제가 됐다. 언론이 18일 공개하면서 수면 위로 튀어 올랐다.

황 감독은 이어지는 질문에 “(박주영과)개인적인 의견 충돌은 없었다. 팀이 좋지 않으면 여러 문제들이 불거질 수 있다”며 “승리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는 것들이 전체적으로 우릴 어렵게 하는 이유인 것 같다. 끝난 게 아니고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합심해서 한 경기 풀어갈 수 있으면 반등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서울은 오는 21일 대구와 홈 경기를 벌인다. 승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황 감독은 “하지 말라고 분명히 얘기했다. 팀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동을 자제하자고 했고 다음에 이러면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시즌 초에 얘기했고, (박주영이 SNS를)올린 다음에 똑같은 말을 또 했다”며 이런 상황이 또 나오면 강력한 조치를 취할 의사도 내비쳤다. 박주영의 몸 상태에 대해선 “개막 뒤 두 경기를 베스트로 나갔다. 지난달 11일 강원전 발목 부상 이후 컨디션이 떨어졌고 지금 지금 끌어올린 상태다”며 “주전, 비주전은 없다. 나이에 상관 없이 헌신할 수 있는 선수가 경기장에 나가는 것이 맞다”고 했다. 황 감독은 “(SNS가)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줬으면 한다. 나누고자 하는 것은 긍정적인 방향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아라며 팀을 무너트리는 더 이상의 행동이 선수들에게 나오지 않기를 바랐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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