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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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뮤지션 권순관은 데뷔 후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지난 3일 권순관은 노리플라이로서 치즈(CHEEZE)와 감성 콜라보 ‘나의 봄(Feat. CHEEZE)’를 공개 했고 이에 앞서 여러 아티스트와의 작업을 통해서도 자신의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과거에도 김현철, 이승환, 윤하, 박지윤, 2AM 등 다양한 아티스트 앨범에 참여한 그는 최근에는 소유, 권진아, 정승환 등 젊은 뮤지션과 작업을 통해 본격적으로 프로듀서로서 주가를 올리고 있다.

지난 2월 발매된 정승환의 첫 정규앨범에는 ‘제자리’와 ‘사뿐’ 등 권순관의 노래가 두 곡이나 수록됐다. 그는 “앨범 전체를 프로듀싱한 유희열 형님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며 미소지은 후 “곡을 부탁 받은 건 2년전인데 ‘제자리’라는 곡을 줬다. 당시에는 유희열형이 ‘그런 가사와 그런 것을 소화하기 어려운데 이제는 시기가 왔다’고 하셨다. 밝은 노래도 부탁해서 ‘사뿐’이라는 곡을 작업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정승환의 목소리와 권순관의 감성이 만나며 또 다른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권순관은 “유희열형이 ‘정승환씨는 노래 부르는 창법이나 결이 비슷하다’고 했는데 잘 맞는 것 같다. 다른 가수와 작업하면서 조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정승환은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잘 표현하고 담아냈다. 이미 내 음악을 좋아해줬던 친구라서 감성적인 부분이 잘 연결되어 있었다”고 만족했다.

이어 “노래를 하기 보다는 말하듯이, 생각하면서 노래를 부르면 좋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미 잘하신다.(웃음) 이미 녹음 부스안에 들어가면 그림을 그리듯이 노래를 한다. 안테나에서 작업을 했는데 매일 가 있으니 승환씨가 ‘직원이 아니냐’고 할 정도 였다. 같이 시간을 많이 보냈다”고 덧붙였다.

권순관은 지난해 소유의 첫 솔로앨범에 수록된 ‘온기가 필요해’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는 “곡의 애착이 많으셔서 내 노래를 첫 번째로 녹음하신 걸로 알고 있다. 굉장히털털하시신데 가사에 대해 직접적으로 의견을 내주셨는데 굉장히 헤매있었는데 정리를 잘해주셨다. 노래도 표현력이 커서 곡에 잘 담을 수 있지 않나 싶다. 앞으로 듀엣을 같이 해보고 싶기도 하다”고 전했다.

그동안 노리플라이와 자신의 음악에 집중한 권순관이 프로듀싱 작업에 눈을 돌린 것은 왜일까. 그는 “곡 작업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예전에는 많이 들어와도 노리플라이가 너무 늦게 나와 미안하기도 해서 안했다”면서 “좋은 곳은 유통기한도 있는 것 같다. 맞는 시기에 음악이 나와야 하는데 이 점이 아쉬웠다. 이제는 열심히 해볼려고 한다”고 전했다.

“내가 그리는 음악은 클라이맥스가 강한 블록버스터나 액션영화와 달리 단편영화처럼 한 번 더 생각나는 것 같다. 개연성이나 당위성 같은 부분에서 타당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생각하는데 여운이 남는 음악을 좋아해서 나를 찾아주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권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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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플라이나 솔로와 달리 다양한 아티스트와 함께 하는 프로듀서로서 작업은 권순관에게 새로운 자극이 되기도 한다. “세대가 다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듣는 배경도 다르고 해석하는 느낌도 다르다. 우리 세대는 겁도 많고 주저하는 것도 있는데 젊은 친구는 거침이 없다. 노래를 촘촘하게 쌓아가면서도 툭하고 던지는 느낌이 있는데 그게 좋아 살리기도 했다. 생동감이 있고 살아 있는 것이 느껴지는데 많은 힘이 됐다. 사실 내가 불렀다면 대중의 반응도 일반적일 수 있는데 그런 친구들이 불러서 알려지고 가치가 생기는 것 같다.”

권순관은 “마음 편한게 노래를 안해도 되고 제작비도 걱정 안해도 된다. 내 곡을 만든다고 하면 중압감도 있고 내 스스로 많이 갇히기도 하는데 외부 친구들과 하면 폭과 생각이 넓어지기도 한다. 과거에는 내 작업이 먼저고 노리플라이와 솔로를 위해 곡을 아꼈다면 이제는 생각이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노리플라이와 솔로가 굉장히 어렵고 부딪치는 부분이 있었다. 3집 앨범을 하면서 결론을 내린게 (솔로는) 조금 더 하고 싶은 걸 하려고 한다. 대중적이지 않더라도 피아노 중심으로 깊이 있는 것을 하려한다. 노리플라이는 정욱재의 색채도 있어서 보다 친근한 음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가장 힘든 건 노리플라이인 것 같다. 물론 노리플라이가 처음 시작한 침이고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라 재밌다.”

지난 3일 노리플라이로 오래간만에 디지털 싱글을 공개한 권순관은 자신의 솔로 앨범도 틈틈이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풀 앨범이 될 지 EP가 될 지 모르지만 올해 안으로 내려고 하는데 확답을 할 수 없는게 저의 방식이기도 하다. 의뢰 이외에 자유롭게 곡을 쓰는 것은 개인 솔로 앨범 위주로 생각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형태가 나오지 않았지만 다른 결과나 시도를 할 것 같다. 많은 변화가 있고 생각하는 것, 내가 얻은 삶의 생각을 풀어내는 게 솔로다.”

권순관은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너무 느슨하게 살아왔는데 삶을 반성하게 됐다. 올 해는 최소 10곡 이상을 릴리즈하고 싶다. 매달 목표로 세우고 달려가려고 있다. 4월말에는 노리플라이 콘서트도 계획하고 있고 5월에는 뷰티풀민트라이프에 출연한다. 계속 찾아오고 싶은 공연도 하고 싶은데 어느 하나 놓치지 않는 2018년이 되고 싶다”며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hongsfilm@sportsseoul.com

사진|해피로봇레코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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