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역전 2타점 최정, \'만루기회 놓칠 수 없지\'
2018 프로야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SK 최정이 3회말 2사만루 중전안타를 친 후 박재상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문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문학=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1번부터 9번까지 누구든 타석에 들어서면 홈런을 칠 것만 같다. 관중들도 타구가 뜨기만 하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다. SK 타서니 KBO리그 9개구단 투수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SK 타자들이 개막 초반부터 무시무시한 홈런 릴레이로 리그를 지배하고 있다. 1번타자 정진기부터 9번타자 이재원까지 어디 한 군데 쉬어갈 곳이 없다. 지난 3일부터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SK를 상대한 KIA 마운드는 이틀 동안 홈런 7방을 두들겨 맞았다. 투수들은 SK 타자들의 타격폼을 흉내내면서 “빗맞아도 넘어간다. 말이 안된다”며 눈을 휘둥그레 떴다. 거짓말 같은 홈런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SK 타자들도 “내가 생각해도 우리 타자들이 너무 무섭다”고 입을 모은다. SK 포수 이성우는 “지난해 KIA 타선이 한창 폭발할 때를 보는 것 같다. 벤치에 앉아 ‘내가 상대팀 포수라면’이라는 생각을 해봤는데 식은땀이 날 정도”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포토] 김동엽 \'잘 맞은거 같은데\'
2018 프로야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SK 김동엽이 2회말 1사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문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사실 SK 타선의 공격 철학은 꽤 단순하다. 정의윤은 “정경배 타격코치님께서 ‘공을 띄우라. 배트를 (타구 방향으로)던져라. (손목을)감지말라, 중심이동을 하라’는 것만 강조하신다. 기본적인 것들인데 나 빼고 다른 타자들은 이 기본에 너무 충실하다”고 설명했다. 홈런을 치려면 타구를 띄워야 하고 이러기 위해서는 백스윙은 짧게, 임팩트 후 스윙이 지나가는 길은 크게 회전해야 한다. 당연히 임팩트 순간에 손목을 감거나 윗 손을 덮으면 톱 스핀이 걸려 드라이브나 땅볼 타구가 된다. 중심이동 없이는 공을 야수쪽으로 보낼 수 없으니 말 그대로 기본에 입각한 스윙을 하는게 맞다. 정 코치가 원하는 ‘네박자’가 딱 들어 맞으니 10경기에서 홈런 26개를 쏟아 낼 수 있었던 것이다. SK 손혁 코치는 “우리 타선을 피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하나 있다. 내가 투수라면 안만날 것”이라며 웃었다. SK 투수코치라는 게 다행이라는 표정이 묻어났다.

KIA 김상훈 배터리 코치는 “흔드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K 타선을 제압할 비책이 있다는 의미다. 김 코치는 “시선과 중심, 타이밍 세 가지를 모두 흐트러뜨려야 한다. 눈 높이에 빠른 공을 던져 타석에서 조금이라도 물러나도록 만들어야 한다. 느린 커브를 섞어 배트가 따라 나오도록 흔들 필요도 있다. 완급을 통해 배트 손잡이 쪽에 맞는 타구가 나오기 시작하면 승산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론상으로는 폭발을 막을 비책이 있지만 이민우와 정용운 등 4, 5선발이 등판한 경기들이라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포토] 삼진 최승준 \'유인구에 당했어\'
2018 프로야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SK 최승준이 4회말 1사 헛스윙 삼진아웃을 당한 후 더그아웃으로 들어오고 있다. 문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지난 3일 박정수, 4일 한승혁이 그 가능성을 보였다. 박정수는 비록 최정에게 홈런을 맞고 물러났지만 백도어 커브를 구사해 SK 타자들을 뒤로 물러나게 하는 효과를 입증했다. 4일 자신의 뒤늦은 개막전을 치른 한승혁은 최고 154㎞까지 측정된 강속구에 117㎞까지 구속을 떨어뜨린 커브, 137㎞까지 측정된 포크볼 등으로 단 4이닝 동안 삼진 6개를 곁들이며 SK 타선을 제압했다. 나머지 아웃카운트 6개를 모두 땅볼로 처리했다는 점도 SK 타선이 난공불락은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한승혁이 ‘SK 타선 봉쇄 해법’으로 경기 흐름을 걸어 잠그면서 버틴 덕분에 KIA는 연장 혈투 끝에 이범호의 홈런으로 결승점을 뽑아 승리를 따냈다. 홈런군단의 홈런을 봉쇄하는 법, 분명히 있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