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끝내기 가르시아, 다들 퇴근하세요!
LG 4번 가르시아가 4월 1일 2018KBO리그 LG트윈스와 KIA타이거즈의 시즌 3차전 9회말 2사 1,2루 KIA 마무리 김세현을 상대로 끝내기안타를 터트린후 김현수와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2018.04.01. 잠실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LG에 박용택에 이은 또다른 ‘타격 장인’이 들어왔다. 외국인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33)가 LG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10년 갈증을 해소할 적임자로 떠올랐다.

가르시아는 1일 잠실 KIA전에서 9회말 끝내기 안타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 맹활약을 펼쳤다. KIA와 3연전 내내 3안타 경기를 펼치며 괴력을 발휘했고 LG는 가르시아를 앞세워 올시즌 첫 3연전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가르시아는 9회말 2사 1,2루에서 KIA 마무리투수 김세현의 슬라이더를 가볍게 받아쳐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스트라이트존에 들어온 공만 집중해서 타격하는 가르시아 특유의 선구안이 빛난 순간이었다.

LG는 외국인타자를 영입할 때마다 로베르토 페타지니라는 무거운 그림자에 갇혀 있었다. 2008년과 2009년 LG 4번 타자로 더할나위 없는 활약을 펼쳤던 페타지니 이후 선택한 외국인타자들이 모두 한국에서 고배를 마셨다. 2014년 조쉬 벨을 시작으로 브래드 스나이더, 잭 한나한, 루이스 히메네스, 제임스 로니까지 메이저리그(ML) 커리어가 화려한 선수부터 마이너리그 특급 유망주까지 다양한 유형의 타자들을 데려와 4번 타순에 넣었지만 누구도 해답이 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2017시즌 중반 ML 통산 홈런 108개를 기록한 로니를 전격 영입했으나 로니는 2군행을 받아들이지 않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결국 LG는 지난겨울 페타지니의 그림자서 탈출하기 위해 선수의 성격과 타격 성향, 그리고 한국 무대 적응까지 고려한 끝에 가르시아를 영입했다. 가르시아가 그라운드 밖에서 지나치게 요란했던 히메네스와는 정반대의 성격인 것으로 파악했고 선구안과 3루 수비도 KBO리그에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빅리그서도 파워와 해결사 능력은 인정받은 만큼 적응기만 잘 거치면 페타지니와 같은 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러한 LG의 선택은 지금까지 완벽히 적중하고 있다. 가르시아는 이날 경기까지 타율 0.394 9타점으로 LG가 고대한 모습을 고스란히 펼쳐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외국인타자들의 공통된 약점인 선구안에 대한 우려를 깨끗이 지워버렸고 수준급 송구 능력을 바탕으로 한 3루 수비도 안정적이다. NC와 개막시리즈 당시 타이밍이 다소 늦었지만 경기를 거듭할 수록 히팅포인트를 앞에 두면서 무섭게 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가르시아는 KIA와 3연전 동안 12타수 9안타로 디펜딩챔피언 KIA에 매운 맛을 선사했다.

끝내기 안타로 승리를 만든 후 가르시아는 “홈인 잠실구장으로 돌아왔는데 관중석을 가득 채워주신 팬의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 이렇게 멋진 환경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서 정말 기쁘다”며 “KBO리그에서 처음 뛰는 만큼 어느 정도 적응기는 필요하다고 봤다. 한국 투수들을 연구하면서 점점 내 스윙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자신의 타격관에 대해선 “티배팅을 할 때부터 나만의 루틴이 있다. 내 루틴을 반복하면서 선구안을 잡고 원하는 포인트에서 타격하기 위해 노력한다”며 “한국에서 4번 타자 의미가 남다르지만 미국과 쿠바에서도 4번은 매우 중요한 자리다. 홈런만 생각하기 보다는 주자가 있을 때 주자를 불러들이는 것에 집중하면서 타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원래 조용한 성격이다. 어디를 가든 늘 나 만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자신의 성격을 설명하면서 “하지만 야구는 팀 스포츠다. 때문에 동료들과 어울리고 장난치는 것은 문제없다. 미국에서부터 박용택이 많은 도움을 줬고 김현수도 한국에서 적응하는데 필요한 여러가지를 챙겨주고 있다. 그리고 얼마 전에 합류한 오지환과도 꾸준히 얘기를 나눈다. 응원가가 아직은 조금 어색한데 팬이 한 마음이 돼 내게 노래를 불러주니까 정말 아름답다. 응원가에 익숙해지면 나도 리듬을 타면서 타석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활약을 이어갈 것을 약속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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