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권준영기자] 최근 SBS공채 개그맨 A에게 미성년자 시절 성폭행당했다고 폭로한 여성 B씨가 2년 전, 또다른 개그맨 C에게 성추행당한 사실을 추가로 폭로했다. 또 B씨는 '개그맨 미투' 폭로 후 C가 A의 지인으로 언론 인터뷰를 갖고 거짓 진술로 자신을 '꽃뱀'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했다.


B씨는 지난달 30일 저녁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서울과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약 2년 전 서울 선릉역 인근의 한 곱창집에서 자신이 C에게 성추행당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B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2016년 10월에 C, C의 지인들과 함께 술자리를 가졌다. 나 혼자 여자였는데 C가 그날 따라 심하게 불쾌한 성적 농담을 계속했다"며 "2차에서 합류하기로 한 친구가 기다리고 있어서 빨리 가자고 재촉하니까 C는 나와 성관계를 가진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큰 소리로 '그렇게 빨리 나와 성관계를 하고 싶냐', '오빠가 그렇게 잘해줬냐' 등의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동석했던 C의 지인은 초면인데도 나에게 'B씨, 나랑도 자줄 거죠' 등의 이야기를 해서 가게 안에 있는 모든 이들이 우리 쪽을 힐끔거렸다. 엄청난 수치심을 느꼈고 더 이상 견디지 못해 '지금 나를 대상으로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고 화를 내며 가방을 들고 가게 밖으로 나가니 C가 나를 쫓아와 뒤에서 껴안으면서 옴짝달싹 못하게 했다. 놓으라면서 반항했는데 더 힘을 꽉 주고 못가게 해서 112에 신고했고, 그걸 본 C는 지인들과 서둘러 자리를 떴다"고 설명했다.


개그맨 C는 스포츠서울과 전화통화에서 이 같은 사실에 대해 "'너같은 애는 줘도 안 먹는다'라는 발언을 한 기억이 있다"면서도 "당시에는 장난인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이후 B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C에게 지구대로 오라고 통보했지만, C는 애인을 만나서 시간이 없다고 말하며 오지 않았다고 한다. C는 B씨가 경찰에 고소하겠다고 하면 법적 절차대로 따르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당시 동석했던 C의 지인 D씨는 성추행 신고가 들어간지 얼마 지나지 않아 B씨에게 사과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D씨는 B씨에게 "C 형이에요. 초면에 죄송해요. C가 취한 것 같아서 웃자고 받아준 건데 정말 죄송합니다"고 사과했다.


B씨는 사과하는 D씨에게 "저를 대상으로 그렇게 하신 거 공개적 모욕에 성적 수치심 느끼게 하신 거예요. 사과하시려면 경찰서 와서 하세요. C 오빠 데리고요"라고 보냈지만, 결국 두 사람은 지구대로 오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 B씨는 C를 고소하진 않았다. C가 사건 다음날 사과 문자를 보내왔기 때문이었다. C는 문자 메시지를 통해 B씨에게 "정말 미안해 진심으로", "친동생같이 생각한 동생한테 내가 술이 취해서 도를 넘어섰어", "마음 상하게 해서 미안해", "시간될 때 만나서 맛있는 밥이랑 차 마시면서 제대로 사과할게" 등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C는 당시 보낸 메시지는 성추행했다고 인정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사과 문자를 보낸 것이 성추행 사실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당시 주변에서 사과하면 금방 끝낼 일을 가지고 질질 끄냐는 반응을 보여서 사과를 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C는 최근 '개그맨 미투' 보도 당시, 가해자 A의 지인으로 인터뷰한 '아는 동생'과 동일 인물이기도 하다.


C와 A는 친한 개그맨 선-후배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A가 개그맨 미투 폭로로 성폭행 의혹에 휘말리자 피해 여성 B씨를 알고 지내던 C가 A의 '아는 동생'으로 인터뷰한 것.


당시 인터뷰에서 C는 "B씨가 약 1년 전 내게 '1000만원만 빌려달라'고 말했는데 이를 거절하자 서로 다투는 과정에서 성희롱 혐의로 신고하겠다고 했고, 실제로 내가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하지만 B씨의 입장은 첨예하게 달랐다. B씨는 "단 한 번도 C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이 같은 거짓 인터뷰 때문에 성폭행 피해자인 내가 마치 돈을 받기 위한 꽃뱀으로 몰리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에 대해 C는 "분명히 B씨가 나에게 1000만원의 돈을 빌려달라고 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B씨는 C를 상대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게 됐다. 현재 B씨는 경찰을 통해 2년 전 성추행 당시 '정보 공개 청구'를 요청한 상태다. 또한 개그맨 미투 관련 기사 댓글에 B씨의 실명을 자음으로 적은 네티즌을 캡처한 사진도 함께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피해 여성은 "2년 전에 나를 성추행해 경찰에 신고까지 당한 C가 A의 지인으로 그렇게 거짓 인터뷰를 하면서 꽃뱀으로 몰고간 것에 대해 참을 수 없는 분노와 모멸감을 느꼈다. 그래서 변호사와 함께 법적인 고소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C는 B씨가 제기한 거짓 인터뷰 의혹과 성추행 주장에 대해 즉각 반발하며 맞고소를 진행하겠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kjy@sportsseoul.com


사진ㅣ스포츠서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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