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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전 전반에 교체아웃된 김민재.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스리백 실험은 실패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28일 폴란드 호주프에서 열린 한국-폴란드 A매치에서 후반 40분 이후 두 골을 터트리는 추격전에도 불구하고 종료 직전 결승포를 내줘 2-3으로 졌다. 전반 32분 상대 킬러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헤딩슛에 선제골을 내주고, 전반 45분 카밀 그로시츠키에 한 골을 더 내줘 전반전을 0-2로 뒤진 채 마친 한국은 후반 40분과 42분 각각 이창민과 황희찬이 골을 넣어 2-2 동점까지 성공했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피오트르 지엘린스키에 통한의 결승포를 얻어맞고 고개를 숙였다.

한국은 이날 3-4-3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지난 24일 북아일랜드전에서 4-3-3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투톱 시스템을 섞어쓴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였다. 김민재와 장현수 외에 홍정호가 센터백으로 투입됐다.

그러나 실점 장면을 보면 수비수를 하나 더 늘린 게 효과를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 스리백의 취약점은 좌·우 측면에 윙백 한 명만 있어 상대가 이 지점을 공력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었다. 전반 22분 그로시츠키의 크로스에 이은 레반도프스키가 헤딩슛으로 위력을 떨친 폴란드는 10분 뒤 똑같은 루트로 공격을 펼쳐 골을 따냈다. 레반도프스키가 골을 넣을 때 3명의 중앙 수비수가 그를 싸고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위치 선정과 높은 타점, 볼의 방향을 돌려놓는 지능적인 플레이가 독일 분데스리가 최고 킬러의 머리에서 나왔다. 신태용호는 실점할 수밖에 없었다.

신 감독은 결국 전반 37분 김민재를 빼고, 공격수 황희찬은 투입하면서 대표팀 메인 전술인 4-4-2로 돌아갔다. 전반 막판 역습 때 수비가 뻥 뚫려 추가 실점하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선수들이 포백에 본격 적응한 후반부터 신태용호는 공격이 살아나고 수비가 보완되면서 한결 나아진 모습을 선보였다. 처음부터 스리백을 들고 나오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란 생각이 드는 경기였다.

이날 적용된 스리백은 한국이 러시아 월드컵 본선 3차전 상대인 독일과 경기에서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스웨덴전 및 멕시코전에서도 한국이 리드하고 있을 때 쓰일 수 있다. 하지만 약점을 제대로 드러내면서 신 감독 입장에선 고민만 안게 됐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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