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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곤 작가의 ‘결핍의 풍경_오필리아의 연못’

[스포츠서울 이주상기자]봄의 문턱인 3월 15일부터 30일까지 신사동 아트살롱 ‘예술가방’에서 봄을 주제로 미술 작품과 클래식 공연이 콜라보하는 “정상곤 개인전”이 진행중이다.

‘정상곤 개인전’은 서양화가이자 판화가인 정상곤 작가의 작품과 이에 영감을 받은 클래식 연주가 같이 선보이는 공 감각적인 전시이다.

아트살롱이라는 공간의 특성과 봄이라는 시간의 특성에 맞춰 기존 회화작품과 새로운 회화작품 중 초록색 가득한 작품을 선정하여 전시를 구성하였고, 이와 더불어 예전에 발표되었던 판화작품에 가구작가와 협업한 프레임을 입혀 새롭게 해석되는 전시구성도 선보인다.

전시기간동안 클래식 기획자가 작품에 맞춰 선정한 BGM과 나무향이 공간을 채운다. 이는 관객들이 오감으로 전시를 만끽하기 바라는 작가와 기획자의 의도이다.

또한 오는 30일(금)에는 정상곤 작가의 작품을 배경으로 세 작곡가(비발디, 베토벤, 피아졸라)의 ‘Spring’이 연주되는 피아노퀄텟 공연이 있을 예정이라 더욱 기대를 모은다.

다음은 영국의 유명 큐레이터인 캬샤 힐더브란드의 비평가 노트

“화가이자 판화가인 정상곤은 실재와 허구의 경계에 존재하는 극적이고 유기적인 풍경을 창조해낸다. 그가 그려내는 특정한 풍경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기보다, 오히려 경험적이며 인본주의적이고 역사적인 관점을 묘사하는 것에 가깝다. 이는 관람객들에게 독자적인 개인적 경험을 안겨준다.

정상곤의 작업 과정은 신체와 감정의 연장으로서의 붓과 함께 이루어지는, 극단적으로 감각적인 것이다. 능수능란한 붓의 획은 물감의 두꺼운 질감에 살을 붙인다. 이러한 선들의 생동감과 에너지는, 조그마한 풀잎 한 가닥부터 더 장대하게는 두꺼운 잎사귀와 폭포수로 이어지는 자연과 공명한다. 정상곤의 그림은 그의 경험적인 삶의 방식을 반영하고 그의 감각을 물질화한다. 그의 작업실 자체가 자연에 둘러싸여 있는데, 정상곤은 작업실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받은 영감을 그려낸다. 그의 작업은 우선 연필로 선을 스케치한 뒤 캔버스를 옮겨서 테이블 위에서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작업 안에서 형태는 유기적으로 흘러간다. 이는 다양한 관점을 가능하게 하여, 수직적인 이젤 작업에서는 불가능한 방식으로 표면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해준다.

이는 우연적인 동시에 의도적인 작업을 가능하게 한다. 그는 물감과 용액의 비율을 바꾸어 가며, 캔버스의 일부를 갓 칠한 것처럼 보이게 하면서 다양한 광택의 표면을 창조해낸다. 강하고 빠른 붓 터치는 소용돌이치며 분열되는 색깔들과, 산, 돌, 폭포, 나무와 풀을 상기시키는 유기적인 표면과, 습기와 바람, 나무의 향기를 전하는 환각적인 장면을 만들어낸다. 정상곤은 자연이 이끌어낸 감정들을 모아서 캔버스 위에 쏟아 붓는다. 그는 캔버스의 이차원성을 발굴하고, 장엄한 자연의 힘으로부터 발견할 수 있는 감정의 심오함을 탐색한다.”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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