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혁
두산 김민혁이 지난 14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2018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홈런 포함 2안타 3타점을 기록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광주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리틀 이대호’가 진짜 이대호(36·롯데)를 만난다. 롤모델을 만나는 상상만으로도 입가에 번지는 미소를 참지 못했다. 두산의 우타 거포 부재를 해결할 김민혁(22) 얘기다.

지난 2015년 신인 2차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6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김민혁은 동료들이 ‘리틀 이대호’로 부른다. 188㎝에 100㎏이 넘는 건장한 체격도 닮았지만 부드러운 스윙에 폭발적인 파괴력을 갖춘 우타 거포라는 점도 이대호를 연상케 한다. 지난 14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2018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투수 최선참 임창용(42)의 한 가운데 빠른 공(139㎞)을 걷어 올려 역전 결승 2점 홈런을 쏘아 올리는 등 2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김민혁은 “임창용 선배님이 워낙 어려운 투수라 타이밍을 빨리 잡고 타석에 들어간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타고난 유연성으로 파워를 배가하는 김민혁은 두산이 공들여 키우고 있는 차세대 4번타자다. 김재환 오재일 등 왼손 거포들이 중심 타선을 채우고 있지만 양의지를 제외하면 오른손 거포가 없다. 양의지가 체력부담이 큰 포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타선에서 대체자가 등장해야 좌우 밸런스를 맞출 수 있다. 김민혁은 “스프링캠프에서 오른 팔과 오른 다리에 변화를 주면서 타구에 힘을 싣는데 집중했다. 배트 스피드를 빠르게 만들어 공을 강하게 때리는 게 목표였는데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지난해까지는 1군에 올라오면 마음이 급했는데 선배님들이 ‘다른 것 신경쓰지 말고 네 야구를 하다보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격려를 해주셨다. 지난해보다 한 가지라도 발전한 모습을 보이는 시즌을 치르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혁이 ‘리틀 이대호’로 꼽히는 이유는 말 그대로 이대호를 롤모델로 삼았기 때문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야구 대표팀이 금메달을 따내는 장면을 지켜보며 프로야구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김민혁은 이 때부터 이대호의 모든 것을 따라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대호 선배님의 경기를 보면서 ‘정말 닮고 싶다’고 느꼈다. 그 분의 모든 것을 따라하면서 닮으려고 노력했다”며 수줍게 웃었다. 체격이나 스윙 동작에서 이대호의 향기가 뿜어져 나온 이유였다. 두산 최주환은 “이대호 선배처럼 정말 부드럽게 친다. 저 덩치에 어떻게 저런 유연함이 나올까하고 감탄할 때가 많다. 기회를 얻어 1군 무대에 조금만 적응하면 엄청나게 폭발할 재목”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비록 시범경기이지만 김민혁은 3루 더그아웃에서 이대호가 타격하는 모습을 ‘직접’ 볼 기회를 잡았다. 15일부터 사직구장에서 롯데와 시범경기를 치르기 때문이다. 롤 모델 앞에서 홈런포를 가동하는 장면은 상상만으로도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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