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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규식 교촌에프앤비 마케팅 기획 본부장.  제공 | 교촌에프앤비

[스포츠서울] AI,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모바일 혁신 등 4차 산업혁명 시대 첨단통신기술에 관한 세상의 관심과 전망이 끝도 없이 쏟아지고 있다. 이 기술들은 산업구조의 재편은 물론이고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반에 수많은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다. 이에 각 산업은 이러한 기술들을 다양한 형태와 방식으로 접목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과 투자를 기울이고 있다.

프랜차이즈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이 접목된 푸드테크(food tech)는 편리성과 안정성을 앞세운 기술로 고객에게 더 나은 만족도를 전달하는 차별화 요소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다른 산업에 비해 기술의 접목이 제한적이기는 하나 프랜차이즈 산업에서 그 활용범위와 역할이 점차 중대해질 것만은 분명하다. 특히 푸드테크의 열린 혁신은 이종 업계 간 자유로운 융합으로 프랜차이즈의 진출 분야를 넓히고, 보다 질적인 비즈니스로의 높은 가능성을 기대하게 한다.

그러나 적지 않은 프랜차이즈 브랜드에게 기술 발전이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위협요인이 되고 있기도 하다. 대표적인 것이 ‘거래의 장(場)’을 의미하는 플랫폼의 등장이다. 구매하고자 하는 이에게는 편의성과 판매자 및 판매제품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때로는 할인이라는 경제적 혜택까지 제공하여 구매자가 최대한의 편익을 볼 수 있도록 한다. 구매하는 입장에서 보면 환호할 일임이 분명하다.

다만 플랫폼의 등장으로 달라진 거래 환경은 사업자들에게는 낯섦을 넘어 심각한 고민으로까지 다가오고 있다. 우선은 비용 증가다. 지금의 구조는 서비스에 대한 편의와 경제성의 부담이 사업자에 치중된다. 더군다나 플랫폼 내 다른 사업자들과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즉 새로운 ‘거래의 장’이 또 다른 ‘경쟁의 장’이 된 것이다.

물론 경쟁은 사업자가 고객 서비스를 발전시키고, 영업력을 키워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이다. 또한 플랫폼의 등장으로 산업의 판이 커진 것도 부정하지 못한다. 다만 우려스러운 것은 플랫폼에 지나치게 종속되는 현상이다. 현재의 플랫폼은 사업자가 가진 청사진까지 흔들 정도로 그 영향력이 막대해졌다. 그렇다고 플랫폼의 영역에서 멀어지기도 힘들다. 고객을 만날 수 있는 환경이 줄어들고, 시장에서 외면받아 결국 사라지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술 발전에 따른 변화는 수용하는 것이 맞다. 그리고 분명 푸드테크로 파생된 플랫폼들이 프랜차이즈 산업을 확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밝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플랫폼의 지나친 종속을 피할 수 있는 방어책도 필요하다. 이는 많은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가진 고민이기도 하다.

이에 몇몇 브랜드는 자체의 플랫폼을 개발하여 운영하는 등의 선제적 자구책을 시도하기도 하였지만 현재까지 그 결과는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콘텐츠와 혜택은 제한적이었고 사용성도 떨어진 것이 그 이유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좀 더 효과적인 환경대응 능력과 병존 방법을 연구하고 고민할 필요성 있다. 기존 플랫폼을 따라가는 방식으로는 기술 변화속도를 당해낼 수 없다. 때문에 기술적으로 대응하는 방법보다는 고객의 니즈를 좀 더 세분화하고 찾아낼 필요성이 있다. 그것을 통해 브랜드만의 독특하고 차별화된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고객 관계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프랜차이즈 산업에서 푸드테크의 발전은 명과 암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플랫폼이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고 해서 배척할 수도 없고, 배척해서도 안 된다. 결국 플랫폼을 적극 수용하면서도 종속성의 한계를 다양성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플랫폼 안에서의 보다 공정한 거래환경 및 경쟁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이해관계자들의 관심과 노력도 중요하다.

장규식 교촌에프앤비 마케팅 기획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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