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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웹툰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가 속속 제작돼 인기를 끄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최근 흥행에 성공한 영화 ‘신과 함께’는 물론 드라마 ‘미생’, ‘치즈인더트랩’, ‘운빨로맨스’, ‘부암동 복수자들’, ‘고백부부’ 등 웹툰을 원작으로 한 흥행 콘텐츠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최근 발표에 의하면 2017년 웹툰시장은 1조원 규모로 한 해 1700개가 넘는 작품이 쏟아졌다. 웹툰은 연재 과정에서 네티즌 댓글 등을 통해 인기가 바로 검증되기 때문에 드라마나 영화 등 콘텐츠 제작자들은 비교적 리스크 없이 작품을 제작할 수 있어 선호한다.

콘텐츠제작사 투유드림은 웹툰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회사로 최근 몇년 새 웹툰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 제작에 도전하면서 종합엔터테인먼트사로 도약하고 있다. 투유드림 유택근 대표를 만나 최근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웹툰시장과 웹툰 한류, 웹툰 기반 드라마 시장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웹툰 제작에서 웹툰 기반 드라마 제작에 나섰다.

원래 웹툰을 제작했던 회사였고 웹툰을 만드는 과정에서 IP(지적재산권) 비즈니스를 하게 됐다. IP 비즈니스를 하던 중 제작 파트너들과 드라마나 영화 쪽의 투자를 진행하게 됐다. 웹툰의 영상 제작을 4~5년 전부터 추진했고 재작년부터 한두 개씩 결과가 나오고 있다. 예전에는 웹툰을 활용한 2차 3차 저작권이 방송과 영화 정도였는데 최근 웹드라마나 모바일 무비 등 기존 플랫폼이 아닌 뉴미디어 채널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시장이 생겼다. 소자본으로도 할 수 있고 기존 영상 제작 시장의 구조와는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시장에서 검증된 웹툰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일의 진행이 빠르고 효과가 난다.

-최근 웹툰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 ‘애간장’을 제작했다.

웹툰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 ‘애간장’을 제작해 지난 1월 부터 2월까지 OCN에서 방영했다. ‘애간장’은 김희란 김병관 작가의 웹툰으로 현재 자신이 과거로 돌아가 첫사랑과 과거의 자신과 삼각관계를 만든다는 독특한 소재였다. 이정신 이열음 등 배우가 출연해 참신한 내용으로 호평받았다. ‘애간장’을 제작해 방송하고 난 뒤 웹툰 기반 영상 제작에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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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간장’ 이후에는 어떤 작품을 제작하고 있나.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배우까지 캐스팅됐는데 최근 무산된 작품이 하나 있고, 또 다른 영화는 진행이 잘 되고 있다. 투자배급사와 주연 배우가 결정된 상태이고 영화감독과 접촉 중이다. 곧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웹무비 ‘독고 리와인드’가 그룹 엑소 세훈을 캐스팅해 화제를 모았다.

‘독고 리와인드’는 모바일 무비에서 500만뷰로 화제를 모은 ‘통 메모리즈’의 후속 프로젝트다. 오영석 작가의 ‘통 메모리즈’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작품이다. 오는 7~8월 중 오픈을 목표로 제작하고 있다. 드라마 제작에서 오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삼화네트웍스와 함께 하고 있다. 남성을 타깃으로 한 ‘통 메모리즈’가 큰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에 ‘독고 리와인드’의 성공을 확신하고 있다. 수준 높은 원작 IP와 영상제작 능력을 가진 협력업체, SK브로드밴드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옥수수(oksusu)’, 카카오페이지 등이 협력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낸 셈이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세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과거 웹툰을 판권으로만 판매할 경우 판매 후 작품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기 어려웠다. 제작사들이 웹툰 판권을 사가고 난 뒤에는 어떻게 진행을 하는지 전혀 공유하지 않았다. 두번째는 웹툰 판권을 팔 경우 원작자는 판권료를 받고 회사는 그 일부를 갖게 되는데 일부 받는 판권료는 작품을 개발하기 까지 수년간 투자한 것에 비하면 회사로서는 만족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세번째는 회사의 생존을 웹툰에만 기대서는 불안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새로운 영역을 찾았고 웹툰을 기반으로한 2차, 3차 가공을 하게 됐다. 현재 웹툰을 만드는 회사가 무척 많은데 투유드림과 다른 회사의 차이라면 우리는 단순히 웹툰을 만들어 수동적으로 파는 게 아니라 기획, 개발 부터 시작해 영상 제작까지 모두 담당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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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한류의 가능성은 어떤가.

외국에도 한국 웹툰시장을 벤치마킹하는 플랫폼들이 속속 생기고 있다. 일본 동남아 중국 등 전지역에 한국형 웹툰 플랫폼이 나오고 있다. 이런 점에 착안해 앞으로 현지 언어로 서비스 하면서 웹툰을 수출할 예정이다. 3~4년 전 만 해도 해외시장은 언감생심이었다. 중국시장이 언젠가 되겠지 했지만 실효가 없었고 일본은 ‘망가’라는 자국의 만화가 대세여서 한국만화는 외면당했다. 그밖에 만화를 소비하는 국가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웹툰은 통신망이 잘돼있어야 소비가 원활하다. 그런데 작년에 철옹성 같았던 일본 시장이 뚫려 한국형 웹툰이 진출해 기존 망가 시장과는 또다른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한국 플랫폼 카카오페이지가 일본에 진출해 안착했다. 일본 3대 만화사 고단샤에서도 한국형 웹툰 플랫폼을 론칭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중국시장도 가능성만 보이다가 중국 현지의 웹툰 플랫폼이 한국형 스크롤 웹툰을 수입하기 시작했다. 북미나 동남아는 우리같은 스크롤형 웹툰 형태가 아니라 ‘마블’틱한 히러로물이 강세고, 유럽은 카툰이 인기지만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다.

-한국 웹툰의 매력은 무엇일까.

먼저 모바일로 소비하기 편한 콘텐츠라는 점이다. 아직까지 외국은 일본식 잡지 만화를 주로 본다. 흑백으로 된 종이를 넘기는 식이다. 우리나라는 모바일 접속이 65%나 되기 때문에 종이로 넘기는 방식은 가독성이 떨어진다. 그렇기에 일찌감치 스크롤을 내리면서 보는 웹툰이 발달했다. 스크롤을 내리면서 볼 때 가독성이 높고 흥미를 유발할 수 있도록 발전해 모바일 세대에 최적화된 점이 매력이다. 또 스크롤형 웹툰 뿐 아니라 여성을 겨냥한 컷툰도 발달했다. 컷툰은 만화책처럼 넘기는 방식인데 모바일로 넘기기 편하게 했고 한 번에 두컷 정도를 넣어 가독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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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회사에 소속돼있는 유명 웹툰 작가는 누가 있을까.

엑소 세훈이 출연을 확정한 ‘독고 시리즈’를 하고 있는 글 작가 민, 그림 작가 백두 그룹이 있다. 두 작가는 같은 세계관을 가진 작품을 현재 9개 정도 함께 했다. 햇수로만 쳐도 근 7년 정도 함께 하고 있다. 앞으로도 10개 정도의 시리즈를 함께 할 계획이 있다.

-최근 기안84처럼 방송에서 인기를 끄는 웹툰 작가가 탄생하고 있다.

맞다. 기안84처럼 웹툰 작가이면서 예능을 통해 활발하게 활동하는 사람들을 웹툰테이너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웹툰 작가가 옛날처럼 골방에서 만화만 그리는 작가가 아니라 미디어와 접촉을 즐기면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그 첫주자는 김풍 작가다. 이후 주호민 작가, 기안84 작가까지 이어졌다. 웹툰테이너가 늘어나면서 대중들이 웹툰에 대해 친근함을 느끼기 때문에 좋은 작용을 한다. 앞으로도 웹툰테이너가 꾸준히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웹툰테이너에게 가장 중요한 점은 본분인 웹툰을 잘 해야 한다는 점이다. 기안84가 인정받는 것은 방송 뿐 아니라 웹툰을 잘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감도 철저히 지키고 수준도 잘 유지한다.

-앞으로 포부는?

예전에 창업을 시작할 때 한 선배가 조언을 해준 게 있다. “무엇이든 시작했으면 10년을 해야 성과가 난다”고 했다. 올해가 창업한지 9년째 되는 해다. 내년이면 10년이 된다. 10년을 목표로 열심히 달려왔고 앞으로 10년의 계획을 다시 세우려고 한다. 웹툰을 제작하고 이를 주도적으로 확장시키는 일을 하고 싶다. 웹툰을 기반으로 한 공연도 만들고 싶은 포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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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효원기자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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