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
NC 나성범(오른쪽)이 지난 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쿠카몽가의 론마트 필드에서 열린 kt와 평가전에서 헛스윙을 한 뒤 중심을 잡기 위해 껑충 뛰어 오르고 있다. 란초쿠카몽가(미 캘리포니아주)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란초쿠카몽가=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메이저리그를 노린다면 쉬어야 한다.”

NC 김경문 감독이 나성범(29)에게 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0순위로 NC에 입단한 나성범은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해 팀을 대표하는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강한어깨와 빠른 발, 파워 넘치는 타격 등에서 ‘제2의 추신수’라는 찬사가 끊이질 않는다. 실제로 몇몇 메이저리그 구단이 매년 나성범의 플레이를 지켜보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고 본인도 해외진출의 꿈을 놓지 않고 있다. 팀 전력에 큰 영향을 끼치는 중심타자를 해외리그에 보내고 싶은 감독은 많지 않다. 하지만 김 감독은 “나성범의 기량과 열정, 야구를 대하는 자세를 보면 충분히 빅리그에 도전할만 한 재목이다. 몇 가지만 보완하면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보일 수 있다”며 그의 꿈을 응원했다.

하지만 너무 야구에 매몰돼 있는 생활 패턴에는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다. 그는 “이른 아침에 타격훈련하는 소리가 들려 가보면 (나)성범이다. 훈련이나 평가전이 모두 끝난 뒤에도 배팅케이지에 혼자 들어가 타격을 한다. 국가대표로 다른 나라 투수들을 상대하면서 스스로 느낀 게 많았는지 아침부터 밤까지 야구만 한다”며 웃었다. 메이저리그에서 포스트시즌 무대까지 밟았던 kt 더스틴 니퍼트는 “젊은 선수들은 더 좋은 기량을 발휘하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너무 과하게 야구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가끔은 뒤로 한 발 물러서 야구가 아닌 다른 풍경을 바라보는 것도 프로에서 롱런할 수 있는 매우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적절한 휴식이 가져오는 힘은 생각보다 크다”고 강조했다.

경문
NC 김경문 감독(왼쪽)이 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쿠카몽가 론마트 필드에서 열린 kt와 평가전을 진지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란초쿠카몽가(미 캘리포니아주)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김 감독도 같은 얘기를 했다. 그는 “너무 야구에 매달려있으면 오히려 빨리 지칠 수 있다. 다른 취미 하나 정도 갖고 2~3일 훈련하면 하루는 온전히 쉴 여유도 필요하다. 지치면, 야구에 흥미를 잃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지난 6년간 고수하던 타격자세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을 치르면서 본인이 느낀 게 큰 모양”이라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은 구위 자체가 다르다. 힘대 힘으로 싸워 이겨야하는데 그러려면 더 짧고 간결한 스윙으로 파워를 극대화하는 기술을 터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나성범은 최근 평가전뿐만 아니라 타격훈련을 하면서도 스윙 하나를 할 때마다 생각에 잠기는 표정을 짓는다. 백스윙이 큰 편인데다 임팩트 이후 폴로스루까지 올라가는 각도가 둔탁한 편이다. 더 날카로운 스윙을 만들기 위해 손에서 배트를 놓지 않다가 이도형 타격코치로부터 강제 휴식을 받기도 했다.

NC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한 뒤 당당히 해외 무대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가진 나성범이 이른바 ‘워라밸’(일과 생활의 밸런스)로 한 단계 진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