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현의 창(窓)과 창(槍)]평창동계올림픽 성공에서 잊지 말아야 할 그 이름,조양호
    • 입력2018-03-06 07:35
    • 수정2018-03-06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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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고진현기자]따끈따끈한 사진 한 장이 몰고 온 파장은 예상보다 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바로 다음날인 지난달 26일 이희범 조직위원장에게 IOC 최고명예 훈장인 금장을 수여했다. 여형구 사무총장 및 운영부위원장과 김주호 기획홍보부위원장 그리고 김재열 국제부위원장 등 3명의 부위원장에겐 나란히 은장이 주어졌다.

무릇 상이란 받는 이가 합당한 공이 있다고 만인이 인정할 때 그 가치가 빛나는 법이다. 네 명의 훈장 수상 모습이 실린 사진이 릴리스되자 조직위원회 내부에서조차 발끈하고 나섰다. “오랫동안 고생한 사람이 배제돼 분노가 치민다”며 시상식을 박차고 나간 이가 있는가 하면 개최지 수장이 빠졌다는 점에서 강원도 역시 대놓고 IOC를 향해 비난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릴리스된 사진에서 IOC 훈장을 수상한 네 명 모두가 물에 젖은 피륙을 입은 것처럼 불편해 하는 느낌을 받았다면 그건 필자의 지나친 상상력 때문일까.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에는 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이 서려 있겠지만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인물이 있다. 바로 조양호(69) 대한항공 회장이 아닐까 싶다. 평창동계올림픽과 그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으로 강원도의 꿈을 이뤄줬고 2014년 7월 2대 조직위원장으로 다시 평창동계올림픽과 인연을 맺어 성공적인 대회 개최의 결정적인 발판을 닦은 이가 바로 조 회장이다. 자리가 맺어준 인연이 아니라 그의 철학있는 역할과 행동이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의 뿌리를 내리게 하고 열매를 맺게 했다. 최순실의 먹잇감으로 전락한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만약 조 회장이 대나무처럼 꼿꼿하게 원칙을 지켜내지 못했다면 결과는 뻔했다. 그가 만약 권력의 눈치를 보며 갈짓자 걸음을 걸었다면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은 아마도 먼 나라 남의 얘기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

조 회장의 뚝심과 리더십은 사그라들던 희망의 불씨를 살려내는 도화선이 됐다. 그 시점은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2016 알파인 월드컵 테스트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면서부터다. 대기업 총수답게 그의 불도저 같은 추진력은 잇따른 경기장의 공기단축으로 이어졌다. 평창동계올림픽 인프라가 세계 최고의 명품 경기장이라는 찬사가 쏟아진 데는 기업경영과 공학지식으로 무장한 그의 능력과 리더십이 없었다면 감히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조 회장은 평창동계올림픽으로 너무나도 많은 걸 잃어버렸다. 스위스 건설사 ‘누슬리’를 통해 올림픽 시설 공사를 수주하려던 최순실의 음모에 원칙으로 당당히 맞서다 조직위원장에서 경질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뼈 아픈 결정타도 맞았다. 정권에 ‘미운 털’이 단단히 박혀 한진해운 파산이라는 아픔까지 겪었다. 한진해운 파산은 정부의 실패한 해운 구조조정이라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어찌보면 평창동계올림픽과 그는 지지리도 운때가 맞지 않았다. 이명박 정권 말기 초대 조직위원장 선임 때부터 그랬다. 당시 조 회장은 초대 조직위원장으로 낙점 통보까지 받았지만 하루 아침에 날벼락을 맞기도 했다. 어떤 흑막이 작용해서인지 그 자리는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로 넘어갔다. 그는 내색 한번 하지 않고 묵묵히 제 갈 길만 갔다. 두 번째 조직위원장 내정 때는 기업경영에 집중하겠다며 한사코 고사했지만 청와대의 종용으로 맘을 바꿔 조직위원장을 수락했다. 국가에 봉사하겠다는 일념으로 조직위원장에 부임한 그는 동계종목 해외 전문인력 채용 정책을 수립하고 국내 전문인력을 적극 영입하는 등 인사 제도부터 확립했다. 또한 경기장, 개·폐회식장 등에 공정관리 기법을 도입해 가장 우려했던 공기내 준공 토대를 마련했다. 최순실의 이해관계를 대변했던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 2차관과 대립하다 경질의 칼날을 맞으면서까지 48명의 한진그룹 직원들을 조직위에 남겨둔 것도 결코 잊지 않아야 할 그의 공로다.

제 살보다 소중한 회사까지 날리면서도 그는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묵묵히 헌신했다. 조 회장이 많은 걸 잃으면서도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을 누구보다 염원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유치위원장과 조직위원장으로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쏟아 부었던 땀과 열정 때문이다. 땀과 열정에는 계산과 의도가 있을 수 없다. 오롯한 순수함,그 하나 밖에 없다.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을 논할 때 그의 이름 석자를 결코 잊어서는 안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부국장 jhkoh@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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