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SK 최정이 지난 27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요미우리와의 연습경기에서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제공 | SK와이번스

[오키나와=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하늘로부터 받은 천재성은 축복이다. 그 축복에만 의존한다면 도태를 앞당긴다. 힘과 유연성을 타고난 최정(31·SK)은 축복에 각고 (刻苦)의 노력을 더해 놀라운 변신에 성공했다. 공수를 겸비한 호타준족에서 거포로 고속성장한 최정의 주가가 벌써부터 급등할 조짐이다. 올시즌을 마치면 생애 두 번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최정은 아무런 걸림돌 없이 해외로 나갈 수 있다. 3년 연속 홈런왕 등극을 노리는 그에게 벌써 해외 무대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최정은 미국 플로리다 캠프를 거쳐 실전모드인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타격감을 끌어 올리고 있다. 아직 100%의 컨디션으로 볼 수 없지만 지난달 27일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와의 연습경기에선 첫 홈런포도 터뜨렸다. 지난달 28일에는 요코하마와의 연습경기에도 정상 출전하는 등 방망이 담금질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요코하마전을 치른 기노완 구장에는 에이전트사 KDN 스포츠 관계자 2명이 찾아와 최정의 플레이를 직접 지켜봤다. 우타자인 최정의 타격을 정면으로 지켜볼 수 있도록 1루쪽 관중석에 자리를 잡았다. 본지와 만난 KDN 스포츠 관계자는 최정에 대해 “좋은 타격을 한다. 힘이 좋다”고 말했다. 최정의 기량을 인정하고 관심을 보이면서도 아직 시즌 전인데다 향후 계약 진행에 행여 영향을 미칠까 우려해 극도로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자신들이 노출되는 것도 꺼리는 눈치였다.

일본인 유명 에이전트 단 노무라의 회사로 유명한 KDN 스포츠는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다르빗슈 유(시카고 컵스)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도왔다. 메이저리그 등 해외 진출을 노리는 일본프로야구 선수들의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프로야구 굵직한 선수들의 일본과 미국을 거점으로 하는 KDN스포츠가 최정의 해외진출을 돕는다면 일본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 진출을 동시에 모색할 수 있는 길을 열 수 있다. 이제 30대 초반인 최정 역시 해외무대를 생각한다면 올해 겨울이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4년 뒤면 최정의 나이는 30대 중반이다.

2012년과 2013년 ‘20(홈런)-20(도루)’을 달성하며 호타준족으로 꼽혔던 최정은 2016년 거포로서의 잠재력까지 터뜨렸다. 40홈런으로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지난해에는 한시즌 생애 최다인 46홈런으로 홈런왕 2연패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타율 0.316, 46홈런, 113타점으로 ‘타율 3할~30홈런~100타점’도 작성했다. 첫 FA 자격 취득 당시에는 중·장거리타자였던 최정은 30홈런 이상을 거뜬히 쳐줄 수 있는 대형 타자로 올라섰다. 야구인생의 최전성기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파워히터’로 거듭난 최정은 일본과 미국에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선수다.

최정은 “FA, 해외진출에 대해선 아직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 지금 내 야구를 잘하는 것에만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올시즌을 온전히 소화하고 나면 최정은 야구인생에 있어 다시 오지 않을 결정의 시간을 맞이할 수도 있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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