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롤드컵 결승 현장 사진
지난 2014년 서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진 ‘2014 롤드컵’ 결승전 현장

[스포츠서울 김진욱기자] 세계 최고의 e스포츠 행사로 꼽히는 ‘2018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이 다시 한국에서 열린다. 그런데 라이엇게임즈(한국대표 이승현)가 왜 다시 한국에서 롤드컵을 개최하기로 했는지 그 이유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지난 28일 전세계에서 열리는 LoL 리그의 최강자들이 만나는 롤드컵을 올가을 한국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롤드컵은 지난 2014년 8강부터 결승전은 한국에서 조별 예선은 동남아와 대만에서 열렸다. 당시 한국 e스포츠협회 회장을 맡고 있던 전병헌 전 의원이 2013년부터 적극적인 요청을 해 한국에서 개최됐다. 그런데 라이엇게임즈는 당시 아시아권에서 LoL 리그 흥행을 위해 중요 경기는 한국에서 조별 리그는 동남아시아에서 개최하는 분할 개최를 결정해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2018 롤드컵은 모든 경기가 오롯이 한국에서 개최된다. 라이엇게임즈 측은 “총 24개 팀이 플레이-인 스테이지부터 대망의 결승전까지 한국의 여러 도시에서 대결을 펼친다”며 “각 스테이지별 개최 도시 및 경기장, 구체적인 일정에 대한 정보는 추후 공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라이엇게임즈는 롤드컵 한국 개최 배경에 대해 “한국은 현재까지 총 7회 진행된 롤드컵에서 5번이나 우승을 차지했으며, 뛰어난 경기력과 인프라를 보유한 e스포츠의 메카로 두 번째 롤드컵을 열게 됐다”라며 “글로벌 e스포츠 산업에서 한국의 리더십을 인정한 부분이고 e스포츠 성지에 대한 존경심의 표시라고 보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배경 설명에 대해 업계에서는 한국에서 롤드컵을 다시 개최하는 것에 대한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롤드컵이 한국 개최가 반가운 소식이기는 하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에서 롤드컵을 개최한 이후 다시 아시아권인 한국에서 개최한다는 점에서 한국 개최는 다소 뜬금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2014년 라이엇게임즈는 당초 한국 단독 개최를 발표했다가 한국 내에서만 개최했을 경우 스폰서 효과 문제가 있어 조별 예선을 동남아와 대만에서 분할 개최했다. 또한 LoL이 남미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지난해 MSI(미드시즌 인비테이셔널)를 브라질에서 개최를 하기도 했다. 라이엇게임즈 입장에서는 글로벌 개최지 배분을 위해서라도 올해 롤드컵 차기 개최지를 남미 지역으로 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라이엇게임즈는 한국에서 2018 롤드컵 개최를 결정했다. 그런데 최근 국내 e스포츠 상황을 보면 롤드컵 개최가 쉽지만은 않다. 국내 e스포츠 산업을 이끌어온 한국 e스포츠협회가 지난해 불거진 후원금 전용 문제로 개점휴업 상태에 있다. e스포츠 주요 참여 주체였던 OGN과 스포TV 등 방송사들도 국내 대표 LoL 리그인 LCK 비중을 줄이고 있다. 라이엇게임즈가 LCK를 자체 제작하기로 결정한 상황에서 OGN이나 스포TV가 집중적인 투자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라이엇게임즈 글로벌 행보를 보면 e스포츠에 대한 비용 절감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롤드컵을 가장 저렴하게 개최할 수 있는 곳을 찾은 듯하다. 특히 한국에서는 지자체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있고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정치적으로도 안정적인 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더해 “2019 시즌부터 라이엇게임즈 코리아가 LCK를 직접 제작하는 만큼 한국 내 제작 시스템을 완성시키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라이엇게임즈 측은 “롤드컵이 큰 규모의 e스포츠 행사이고 국제대회여서 개최할 지역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이미 미국에서 3번, 유럽에서도 2015년에 진행했다. 한국은 팬들도 열정도 크고 기반 시설도 잘 된 곳이어서 큰 고민 없이 개최지를 결정했다”며 “남미 지역에서는 지난해 MSI를 개최했지만 아직 롤드컵을 개최할 정도의 인프라를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jwki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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