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석혜란기자] 모델 제이미(25, 엘삭 매니지먼트)는 초등학생 시절부터 대학교까지 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한국에서 평범한 회사원 생활을 하다 돌연 진로를 바꿨다. 모델을 시작하기엔 다소 늦은 나이였다. 키도 모델 치고는 작았다. 하지만 주위의 우려를 깨고 데뷔하자마자 1년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라이징 스타로 떠오르며 광고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후 그는 자동차, 게임 광고는 물론 패션, 뷰티까지 섭렵하기에 이르렀다. 데뷔 1년도 안된 모델이 이 정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뭘까.


최근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TV 화면 밖의 그는 하나의 단어 만으로는 정의하기 어려운 '팔색조' 같았다. 작고 앳된 얼굴. 이국적이면서 청순한 외모의 이면에는 당참이 묻어났다. 모델로서 성장도 중요하지만 지금의 자리에서 안주하고 싶지 않다며 포부도 드러냈다. 올해로 25세인 제이미는 나이답지 않은 진중함과 자신의 미래가 확실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올해 25세가 된 모델 제이미입니다. 지난해 3월 엘삭 매니지먼트를 통해 모델로 데뷔해 지금은 뷰티 분야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도 라이징 모델로 사랑받고 있다. 원동력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갑작스럽게 시작한 일인데 주목받으니 신기하고 재밌습니다. 그래서인지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모델 일은 정말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즐기면서 하다 보니 결과가 좋지 않았나 생각되네요.


-원래는 회사원이었다는데.


광고대행사에서 인턴직으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회사에서 유튜브를 직접 보면서 유튜버와 인플루언서들의 영상을 정리하는 일이었죠. 유튜버와 직접적으로 만난 적은 없고 조사만 했고요. 또 인턴 일을 하면서 주말에는 가끔 프리랜서로 모델 일을 했어요.


-모델 일을 시작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아는 동생의 지인이 스트리트 브랜드를 론칭했는데요. 동생이 그 브랜드에 모델로 촬영을 하기로 했는데 촬영을 못하게 되는 상황이 와서 제가 대신 모델로 촬영한 게 시작이었죠. 브랜드 촬영 후 사진을 보시고 연락하는 분들이 생기더라고요. 그렇게 되다 보니 일이 커진 것 같아요.(웃음)


-프로필상 키가 163cm 단신 모델이라 제약이 많았을 것 같다.


모델 중 작은 편에서도 가장 작은 편에 있다 보니 장점은 될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일을 하면서 제 키가 작아서 원망스럽다고 느낀 적은 없어요. 그래서 장점은 없지만 키가 단점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외국 생활을 오래 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유학을 가서 외국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나왔습니다. 고등학교 때 잠깐 한국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다가 대학교는 외국에서 나왔습니다. 그렇다고 한국어를 아예 못하는 건 아닙니다. 솔직히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서 말하는 게 제일 편합니다. 생활하다 보면 가끔 영어가 편할 때도 있죠. 그리고 말을 하면서 한국어 단어가 생각이 나지 않을 땐 영어로 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최근 가수 크래커 뮤직비디오의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 생각지도 못했는데 뮤직비디오에 출연해서 신기했습니다. 제가 음악을 좋아하는데 모델 일을 하면서 새로운 분야를 경험 할 수 있어서 신나고 재미있었고 기회가 주어져서 감사했습니다. 또 프로덕션 쪽에 관심이 많은데 이번 뮤직비디오 촬영을 통해 연기뿐만 아니라 촬영 과정도 볼 수 있어서 배울 점도 많고 좋았어요.


-연기 분야에도 진출할 생각이 있는지.


아직은 모델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모델 일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모델 일도 어느 순간 갑자기 시작하게 된 것처럼 연기도 우연치 않게 시작했기 때문에 기회가 온다면 해보고 싶어요. 지금은 모델로서 성장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뮤직비디오 촬영 비하인드스토리가 있을까.


첫 뮤직비디오 촬영이어서 모든 일들이 새롭고 특별했던 경험이었어요.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뮤직비디오 장소가 '서울 털보'라는 음식점이었는데 촬영 중간에 사장님께서 직접 요리를 해주셨어요. 카레를 먹자마자 너무 맛있어서 두 그릇이나 비웠어요. 이후로 저의 맛집 리스트에 저장~했죠.

-이국적인 외모 때문에 오해도 받았을 것 같다.


화보 촬영을 주로 혼자 가는데 그때마다 "한국말 할 줄 아느냐"는 질문을 제일 많이 받았습니다. 또 평소 지하철을 탈 때 가끔 사람들이 신기하게 쳐다보는 일도 종종 있었습니다. 한 어르신은 절 외국인에게 말 걸 듯이 리액션을 크게 해주면서 "자리에 앉아도 괜찮다"며 "태어난 곳이 어디냐"고 물은 적도 있어요.(웃음)


-평소에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주로 유튜브 영상을 찾아서 합니다. 유튜브로 필라테스와 다이어트 식단을 찾아보며 관리하고 있어요. 모델 일을 시작하게 되면서 식단 조절을 처음 해봤는데 제가 너무 지식이 없어서 정보를 찾곤 했습니다. 지금은 홈 쿠킹, 건강식 등 요리를 직접 만들어 먹고 있어요. 채소만 먹기는 우울할 것 같아서 맛있게 먹으면서 관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요즘 빠져 있는 게 있다면.


요즘엔 '배틀그라운드'라는 게임에 빠졌어요. 쉬는 날에는 PC방에 가서 '배틀그라운드' 게임을 합니다. 그리고 집에 혼자 있을 땐 유튜브를 즐겨 봐요. 주로 외국 유튜버들의 영상을 보는데요. 외국 생활이 그립다 보니까 외국 풍경을 많이 보여주는 영상을 보게 됩니다. 유튜브를 즐겨 보다 보니 요즘에는 직접 ‘1인 콘텐츠’를 해보고 싶고 관심도 생겼어요.


-1인 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유튜브와 인플루언서들을 자주 찾아보다 보니 관심이 생겼어요. 대중과 소통하고, 직접 의견을 표출하는 점이 매력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플루언서들이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신념, 철학을 표출하는 점이 멋있어요. 저도 단순한 모델로만 그치지 않고 이름 자체로도 브랜드 파워가 있는 모델이 되고 싶습니다.


-혹시 오늘 메이크업과 의상도 직접 한 건지.


오늘 메이크업과 의상 모두 제가 했어요. 제 친구 중에 '뭉컁뷰티'라는 유튜버가 있는데요. 이 친구를 통해 제가 메이크업을 많이 배우게 됐습니다. 제가 화장하는 것도 좋아하고 옷 입는 것도 무척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숍에서 하는 메이크업이 어색하게 느껴지더라고요. 평소 뷰티 화보 이외에 광고 및 패션지 촬영할 때 메이크업은 제가 직접 하고 있습니다.


-트렌드 메이크업을 추천해달라.


작년부터 유행이었는데 립 라이너를 이용해 입술을 두껍게 표현하는 걸 추천합니다. 립 라이너로 원래 입술보다 두껍게 그려 도톰해 보이면서도 자연스러운 립 메이크업을 연출할 수 있어요.


-자신만의 매력 포인트는 뭐라고 생각하는가.


입술이요. 주위에서 본인 입술 맞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제 입술 맞습니다.(웃음)


-평소 어떤 옷을 즐겨 입는지.


제가 항상 패션에 대해서 공부하고 옷장을 정리하면서 어떻게 입을 지 자주 고민하는 편인데요.평소에는 캐주얼하게 많이 입는데 애슬레저(추리닝) 룩을 특히 좋아합니다. 제가 요즘 가장 많이 따라하려는 패션이 있는데 모델 소피아 리치가 추리닝과 캐주얼을 조합해 편안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애슬레저 룩을 연출하더라고요. 뉴욕 베이스의 벨라 하디드 패션 역시 따라하려고 공부 중입니다.


-롤모델도 모델 소피아 리치와 벨라 하디드인가.


벨라 하디드는 누구나 롤모델로 삼고 싶어하는 모델이지만 한국 모델 중에서는 아이린입니다. 아이린이라는 이름 자체로도 브랜드 파워가 있다는 점이 멋있으면서도 ‘아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 싶을 정도로 닮고 싶습니다. 이름 자체가 브랜드가 되는 게 제 목표기도 해서 그런지 가장 닮고 싶은 모델이에요.


-어떤 모델이 되고 싶은가.


멋있다는 말이 단순하게 들리겠지만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겉과 속이 다르지 않는 게 삶의 모토입니다. 모델 일이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이 주가 되다 보니 모델로서도 멋있지만 사람으로서도 멋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좋아요.


-제이미에게 '모델'이란.


큰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운이 좋아서 잘 풀렸고, 계속해서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죠. 처음으로 일하면서 제가 좋아하는 일이구나를 느끼게 해준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글·사진 ㅣ 석혜란기자 shr1989@sportsseoul.com, 크래커 뮤직비디오 캡처, 제이미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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