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김태리인터뷰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배우 김태리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찍는 동안 스스로도 힐링이 됐다고 회상했다.

영화는 이렇다할 사건도 없이 서울에서의 현실이 싫어 시골로 도망쳐 온 혜원(김태리 분)이 어린 시절 엄마가 자신에게 해줬던 음식들을 하나하나 해먹으며 친구들과 소소한 시간을 보내고, 농사일을 거들면서 차근차근 자신만의 해답을 찾아가는 이야기인데, 그런 영화를 찍으면서 김태리 역시 나름대로 자신만의 시간을 가진 듯하다.

김태리도 영화에서처럼 힐링의 공간 ‘작은 숲’을 찾은 것일까. 그는 “산이 나에게는 힐링의 공간인 것 같다. 자주 가는건 아니라도 힐링이 필요할 때 등산을 간다. 산을 어릴 때부터 좋아했다. 가끔씩 지칠 때 생각이 나더라. 설산도 좋아한다. 아빠가 산을 좋아하셔서 어릴 때 산을 밥먹듯이 올라갔다. 자연스럽게 어릴때부터 산을 좋아했다”고 했다.

뭔가 영화에서 보여준 자연친화적인 혜원과 비슷하다. 김태리는 “(임순례)감독님도 그런 모습이 좋아서 캐스팅했다고 하더라”면서 “아무래도 실제 내 모습이 묻어났을 거다. 그전 두 작품에서도 내 모습이 없지 않았겠지만, 혜원이는 특히 사계절 동안 시간을 더 많이 보냈으니까 내 모습이 더 많이 드러났을 것”이라고 했다.

사계절을 담기 위해 네 번의 크랭크인과 네번의 크랭크업을 하면서 김태리 역시 그 계절 속에 녹아들 수 있었다. “영화를 찍으면서 그 계절에 맞는 혜원의 모습이 나온 것 같다. 겨울은 지치고 마음이 힘들어 힐링이 필요한 느낌이어야 했는데, 실제로도 영화에 적응해야 하는 저의 컨디션과 많이 비슷했다. 그 이후 봄, 여름을 거쳐 가을이 되면서 혜원과 김태리도 마음이 더 가까워지지 않았나 싶다. 여름엔 정말 힘들었다. 투덜댔던게 누가 실제로 농사일을 12시에서 2시 사이에 하냐고 그랬다. 실제로는 해가 없을 때 후딱 하고 들어가니까 말이다. 하지만 영화는 해가 좋을 때 찍어야 하니까 하는 수 없었다.”

[포토]김태리인터뷰

자연 속에서 재충전이 제대로 된 듯한데 김태리는 “이 영화를 하고 나서 얻은 가장 큰 선물이라면 (류)준열 오빠랑 (진)기주 언니를 만나게 된 것”이라고 기뻐했다. “함께 호흡할 때도 좋았는데, 이후에도 계속 지속되는 관계가 돼 너무 좋다.”

보통의 평범한 스토리였다면 친구 재하(류준열 분), 은숙(진기주 분)과 툭탁툭탁 지내다가 어떤 식으로든 이성간의 로맨스가 싹트는 장면이 등장하며 러브라인이 형성됐을 텐데, ‘리틀 포레스트’는 그런 틈을 주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태리는 “멜로가 없기를 바랬고, 그런 부분을 많이 주장했다”고 했다. “멜로가 어떻게 연기하냐에 따라서 영화의 느낌을 달라지게 한다. 영화를 방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금 정도가 적당하고, 밸런스 있게 나온 것 같다”는 설명이었다.

뿐만 아니라 열린 결말로 끝이 나기는 해도 혜원이 어떤 해답을 찾았을까 궁금해 하는 지점에 있어서 “혜원이만의 길을 가야하니까 재하의 뒤를 따라 걷는 모습은 아니길” 바란 마음도 반영됐다고 했다. “사실 재하가 혜원이가 이상향으로 삼는 삶을 살고 있고, 생각 자체도 혜원이에게 도움이 되는 말들을 많이 해준다. 그래도 결론은 혜원이가 내렸으면 좋겠더라. (재하가) 혜원이를 크게 변화시키는 인물이 되지는 않았으면 했다. 그런 고민들이 반영돼 영화에 멜로가 없었다.” 20대 미녀 여배우가 원톱으로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영화에서 멜로가 없다는 사실은 ‘리틀 포레스트’의 기획의도는 물론 배우 김태리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대목임에 틀림이 없다.

그런 김태리가 차기작에서는 멜로로 방점을 찍을 전망이다. 로맨스물에 일가견이 있는 스타작가 김은숙의 신작 tvN ‘미스터 션샤인’의 출연을 앞두고 있기 때문. 김태리는 “멜로가 강할 것 같아 부담이 있다. 잘해야할텐데”라면서 “3월부터 본격적으로 촬영한다. 아직 초반이라 지금까지는 각자 촬영했다”고 전했다. 얼마전 공개된 드라마 트레일러에서 장총을 들고 있는 장면이 있어 궁금해하자 “비장의 카드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일찍 패를 깔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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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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