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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대학이 성범죄의 온상이었다. 배움의 전당이어야 할 대학이 범죄의 현장이 돼 여학생들을 울게 만들었다.

최근 공연문화계에 성범죄 폭로 ‘미투’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공교롭게도 상당히 많은 가해자가 교수로 학생들을 지도하는 인물이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

2월 한달 동안 폭로된 성범죄 가해자 명단은 호명하기에도 호흡이 벅찰 정도다. 그중 상당수가 교수로서 대학에서 제자들을 가르치면서 제자들을 상습 성추행한 사실이 알려져 학교 당국도 책임론을 피해가기 어려워보인다.

조재현-경성대 교수, 조민기-청주대 교수, 오태석-서울예대 교수, 배병우-서울예대 교수, 한명구-서울예대 교수, 김석만-한예종 교수, 윤호진-단국대 교수, 최일화-세종대 교수, 김태훈-세종대 교수, 최용민-명지 전문대 교수, 박재동-한예종 교수 등이다. 최일화는 세종대 교수로 임용된지 4일 만에 성범죄 사실이 폭로돼 임용이 취소됐다.

학생이 교수로부터 성범죄의 피해를 당했을 경우 학교측은 즉각 진상을 조사하고 가해 교수를 징계해야 하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다. 그러나 해당 학교들이 얼마나 이같은 의무를 다했는지 의문이 든다.

실제 한예종 김석만 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던 피해 여성은 당시 상황에 대해 “사건은 학교에도 알려졌지. 고민 끝에 상담을 요청했던 교수가 난감해하던 모습이 기억나. 그게 다였어. 나는 예전처럼 당신의 수업을 계속 들어야만 했고, 강의실 뒷자리에서 당신을 노려보는 나의 날카로운 눈초리를 외면하려 애쓰는 당신을 보아야만 했어. 얼마 후 당신이 미국의 유명대학으로 1년간 연구활동을 나간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지. 성희롱 가해자에게 1년간의 해외 외유라? 징계라고 하기엔 너무 멋진 타이틀 아닌가? 학교는 교수의 편이었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예종 측에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학교 측은 “90년대라서 학교의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았던 상황이어서 그랬을 것 같다. 그러나 징계 차원에서 해외 연수를 간 것은 맞다”고 해명했다.

서울예대도 학교가 교수들의 성추행을 의도적으로 덮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예대 재학생 A씨는 “교수들의 성폭력 문제가 터지면 학교는 대책을 마련하기 보다 문제를 감추려고만 했다. 학생을 회유하거나 협박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학생들을 보호해야 할 학교 당국이 오히려 가해자인 교수를 두둔하고 교수의 권력을 지켜주는데 앞장섰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운 가운데 학교가 얼마나 성실하게 문제를 해결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울지 관심이 모인다.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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