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SK 김광현이 27일 일본 오키나와캠프에서 훈련을 준비 중이다. 그의 긴 머리카락이 눈에 띈다. 제공 | SK와이번스

[오키나와=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팔꿈치 수술 후 재활을 마치고 재기를 준비 중인 SK 김광현이 순조롭게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고 있는 가운데 그의 머리스타일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많은 팬들이 마무리 캠프 당시부터 그의 긴 머리카락을 보고 의아해했다. 그 궁금증이 비로소 풀렸다. 김광현은 SK 트레이 힐만 감독의 소아암 어린이를 돕기 위한 모발 기부에 동참하기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고 머리카락을 기르고 있다.

SK에 따르면 김광현은 힐만 감독과 모발 기부를 추진한다. 기부 프로젝트의 시작은 힐만 감독이다. 그는 소아암 어린이 돕기에 대한 생각을 지난해 8월경부터 갖고 있었다. 이를 직접 실천하기 위해 구단에 “한국에서 소아암 환우를 위해 모발 기부를 하고 싶은데 방법이 있는지”를 문의했다. SK에서는 여러 단체와의 협의, 자체 조사 등을 통해 모발 기부 방법 및 조건(길이 25cm 이상, 염색 및 펌 모발 불가 등)을 힐만 감독에게 알려줬다. 이를 들은 힐만 감독은 지금까지 머리카락을 기르고 있다. 김광현이 머리카락을 기르게 된 계기는 다르다. 처음에는 오랜 재활을 마친 본인에게 선물한다는 마음으로 머리카락을 길렀지만 미국 플로리다 캠프를 치르는 중 구단 프런트에게 힐만 감독이 머리를 기르는 이유를 전해 듣고 감명을 받았다. 바로 동참할 것을 결심했다.

힐만
SK 트레이 힐만(오른쪽) 감독이 일본 스프링캠프에서 손혁 투수코치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제공 | SK와이번스

힐만 감독은 “프로야구단은 지역 커뮤니티의 일원으로 함께 호흡하고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물론 감독으로서 팀 성적을 최대한 좋게 만드는 게 내 의무이고 역할이지만 다른 방법으로도 한국 사회에 울림을 주고 싶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의 노력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다가 소아암 어린이들에게 모발을 기부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모발 외에도 소아암 어린이들에게 혈액이 많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헌혈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다. 팬 여러분들이 함께 해주시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이번 기부 프로젝트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김광현 역시 “감독님이 모범을 보여주셔서 저도 결심할 수 있었다. (박)정권이 형이 평상시에 소아암 어린이들을 많이 도와주는 걸 봤는데 어려운 친구들이 많은 것 같아서 도와주고 싶었다. 나 혼자서 하면 별 거 아닐 수 있지만 팬 여러분들이 함께 해주시면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식을 접하시는 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

이번 모발 기부는 프로야구 감독과 선수로서 팬들에게 받은 많은 사랑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에게 돌려줌으로써 스포츠 셀럽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함이다. 또 성적 외의 또 다른 가치로 팬들에게 기쁨과 감동을 주고자 하는 힐만 감독과 김광현의 마음도 담겨 있다. 김광현의 경우 긴 머리카락이 어색하다. 공을 던질 때마다 어깨에 스치는 등 느낌이 좋진 않다. 그의 긴 머리카락을 본 팬들의 반응도 좋진 않다. 하지만 좋은 일에 동참하기 위해 참고 있는 김광현은 시즌 개막 후 첫 등판을 마치는대로 머리카락을 자를 예정이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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