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김보름, 매스스타트 은메달 후 큰절을...
김보름이 24일 강릉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전에서 은메달을 딴 뒤 관중석을 향해 태극기를 놓고 큰절을 하고 있다. 강릉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강릉=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남자 동료가 밥 먹자고 데리고 나가더라.”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딴 김보름은 최근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욕을 들은 사람이다. 지난 19일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 경기를 통해 불거진 ‘노선영 왕따 논란’으로 인해 네티즌들의 거센 공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급기야 그를 국가대표에서 제외해달라는 청와대 청원이 하루 만에 20만명을 돌파할 정도였다. 김보름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했으나 논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노선영이 제대로 된 사실 확인을 거부하면서 김보름은 사실상 마녀 사냥을 당했다.

김보름은 당시 매스스타트 경기를 불과 나흘 앞두고 있었으나 이 문제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훈련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까지 몰렸다. 잠을 못 자는 것은 물론,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김보름이 밥도 못 먹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그래서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남자 동료가 바깥 식당에 거의 끌고 나가서 함께 식사한 적도 있었다”고 했다.

김보름은 최악의 정신적, 신체적 상황 속에서도 레이스를 펼쳐 은메달을 따낸 것이다. 체육인, 빙상인들은 이날 김보름의 경기를 본 뒤 “컨디션만 잘 갖추고 나갔더라면 금메달을 땄을 것이다. 너무 안타깝다”고 입을 모았다. 그는 준우승을 한 뒤에도 세리머니나 시상식 때 웃지 못했다. 태극기를 내려놓고 관중에게 큰 절을 올리는 것으로 자신의 올림픽 첫 메달을 기념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날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 모인 8000여 관중은 김보름을 끊임 없이 연호했다.

silva@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