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섭
김현섭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팀장

[스포츠서울] 안데르센의 동화로 널리 알려진 ‘미운 오리새끼’는 다른 오리들 틈에서 천덕꾸러기 신세로 지내던 백조가 힘든 시간을 견디고 마침내 화려한 자태를 지닌 백조의 모습을 되찾는다는 이야기이다.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지만 미운 오리새끼는 처음에는 별 매력이 없다고 여겨지지만 결국에는 그 진가를 발견하게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해준다.

현재 재테크 분야에서는 브라질 국채가 미운 오리새끼 신세와 비슷하다. 2017년 지난 한해 동안 브라질 국채는 주요 증권사를 통해 4조원 넘게 판매될 정도로 많은 인기와 관심을 받았다. 국내 금리 대비 높은 표면금리(10%)로 6개월마다 비과세로 이자가 지급되며, 중도 매각도 가능하고 헤알화(BRL) 대비 원화 환율이 상승한다면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한국과 브라질의 조세협정으로 이자소득, 환차익, 채권매매차익까지 비과세이다.

지난 11일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는 브라질 신용등급을 연금 개혁 지연으로 커지고 있는 재정부담을 이유로 BB에서 BB-로 강등하였다. 이로 인해 브라질 국채 투자자들이 중도 환매나 계속 보유 또는 추가 투자에 대해 문의를 하는 상황이다.

우선 경제와 정치를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 브라질 국채 투자자 입장에서는 헤알화의 환율 리스크 걱정이 매우 클 것이다. 2017년 9월28일 기준 360원의 헤활화 환율은 2018년 1월15일 현재 330원 정도로 4개월이 채 안 돼 8% 정도 떨어졌다. 이유는 미 달러 대비 헤알화 변동보다는 미 달러 대비 원화 강세가 주된 요인이다.

정치적 혼란과는 다르게 브라질 경제 회복세는 뚜렷하다. 브라질 경제 성장률은 2016년 -3.5%에서 2017년 1% 올해는 2%대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브라질의 주요 수출 품목은 원유·커피·철광석·석탄이다. 최근 2년 동안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는 원자재 가격은 2017년 10월 한때 270원대까지 하락했던 헤알화 환율이 강세로 반등하는 주된 요인이었다.

이로 인해 2017년은 650억 달러라는 최대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고, 2016년 1월 10%대의 물가 상승률은 현재 2%대로 안정적이다. 브라질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 또한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브라질 헤알화는 단기적으로 원화 강세 흐름과 1월말 룰라 2심 재판 결과 2월 중순 연금 개혁안 통과 실패 시 추가 약세로 진행될 수 있어 추가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지만 꾸준한 이자수익을 기대하여 투자했던 장기 투자자라면 보유가 낫다. 6개월 마다 이자가 지급 되는 인컴 투자라면 여유 있게 보유하고 있어도 좋다.

예를 들면 2017년 6월 환율 344원에 1억원을 투자했던 투자자의 경우 채권 평가액으로 -5%대로 손실이지만 현재까지 2번 받은 이자수익은 910만원이고 앞으로도 2025년 1월까지 매년 두 번씩 이자지급을 받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브라질 국채 투자 위험을 간략히 설명하면 S&P기준 신용등급은 BB-등급으로 투자 부적격 등급이다. 고질적인 정치 리스크는 매우 크며 GDP 대비 브라질 정부 재정 적자율은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 -9%로 누적 적자는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채무 불이행 국가부도 발생시 경우 원금 상환이 불가능하거나 지연될 수도 있다.

2012년 헤알화 환율이 650원대 이었던걸 감안하면 환율 변동은 매우 크다. 브라질국채는 신용 상황과 환율 및 금리변화에 따라 손익이 결정되는 매우 높은 위험 등급의 금융 투자 상품이다. 설명한 위험을 감안하더라도, 비과세 연10%로 매 6개월 이자지급의 조건이 환율 변동성에 따른 손실을 상쇄해주기 때문에 분산차원에서 새로 일부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기를 계획하는 투자자에게는 올해 10월 브라질 대선을 앞두고 선반영 되는 환율 특성을 감안하여 3분기 정도 투자를 권해드린다. 브라질 국채가 동화속 미운오리 새끼처럼 백조로 화려하게 비상하게 될 날을 기대해 본다.

김현섭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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