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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발바닥 부상 이상없다. 다음주부터 정상훈련에 돌입한다.”

한국 테니스 최초 그랜드 슬램 4강 신화를 일궈낸 한국테니스의 대들보 정현(22·한국체대)이 귀국 후 처음으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팬들에게 인사했다. 정현은 2일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열린 ‘라코스테와 함께하는 정현 GS 4강 진출 축하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팬들을 위해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밝힌 뒤 “발바닥 부상이 완치돼 다음주부터 정상적으로 훈련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정현은 지난 달 28일 막을 내린 호주 멜버른 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대회 호주오픈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4강에 오르면서 한국 테니스 역사를 새롭게 썼다. 파죽지세로 4강에 오르는 동안 자신보다 상위 랭킹의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5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13위) 등을 연파해 큰 화제를 모았다. 4강전에서 우승자인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와 꿈의 대결을 펼쳤지만 바닥닥 부상으로 인해 2세트에서 기권해 안타까움을 줬다. 정현은 경기후 물집으로 너덜너덜해진 발바닥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려 전 국민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다음은 정현과의 일문일답.

-페더러와의 4강전에 대한 당시 상황을 돌아본다면.

어릴 적 우상과 경기를 하게 돼 정말 영광이었고 진통제를 맞았지만 더 이상 경기를 진행할 수 없었다. 앞으로 물집으로 인해 경기를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 팬들을 위해 결과로 보답하겠다.

-세리머니가 인상적이다. 특별한 의미를 두고 하나?

상대방을 의식하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싸워야 한다는 이유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순간적인 반응은 몸에서 바로 나오는 것 같다. 큰 절 세레머니는 언젠가 해보고 싶었다. 한국인으로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고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한다.

-박세리, 김연아, 박태환 급으로 거론된다. 인기를 체감하나.

한국 와서 길거리를 돌아다니진 못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른다. 처음 한국 공항 도착했을 때 어느 정도겠지 생각했는데, 그때는 정말 상상 이상이었다. 그때 ‘내가 큰 대회서 잘하고 왔구나’라는 걸 처음 느꼈나. 지난해 넥스트 제너레이션 이후보다 더 많이 나와 주실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훨씬 많이 나와 주셔서 깜짝 놀랐다. 모든 팬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10만명이 넘었다.

호주오픈 전에 일만 몇 명에서 시작해서, 조코비치랑 하면 100k 찍을 것이고, 페더러를 이기면 더 많아 질 것이다. 주위서 그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니까 포기하지 말라고 했다. 일단 10만명 찍었으니까, 자연스럽게 100만명 정도까지 가보겠다.

-강해진 서브의 비결과 함께 앞으로 장착하고 싶은 기술이 있다면.

최근 몇년 동안 서브로 고생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사소한 것부터 기술적인 것까지 열심히 했던 것이 이번 호주오픈 때 빛을 보았다. 앞으로 전체적으로 좋아져야 겠지만 서브, 체력 등 모든 면에서 성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강한 체력을 유지하는 비결은?

경기 직전에는 충분한 물을 마신다. 손에서 물병을 놓지 않는다. 훈련과 실전은 큰 차이가 난다. 연습 경기를 할 때에도 실전처럼 해야 한다고 저 스스로를 압박한다. 그 긴장감을 갖고 연습을 하려고 노력한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계속 한다.

-시즌 두 번째 그랜드슬램 프랑스오픈의 목표는?

지난해 클레이코트 시즌 때 좋은 성적을 거뒀고 또 올시즌 좋은 출발을 했다. 갑작스럽게 4강에 올라 지금 정확히 목표를 세우지 못했지만 대회 전에 재정비하겠다.

- 페더러와 4강전에서 기권을 한 후 발 사진이 나오면서 20년 전 박세리와 많이 비교가 됐다.

페더러와 격돌하기 전부터 발 상태가 계속 안 좋았는데, 진통제를 맞은 뒤 최대한 아픈 걸 잊고 경기에 임하려고 했다. 그런데 진통제 효과를 볼 수 없어 힘든 결정을 내린 것 같다. 그렇게 훌륭한 선수(박세리)와 비교해주셔서 감사하다. 물집으로 경기 포기하는 일은 없도록 관리해야 할 것 같다.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드리겠다.

-세리키즈처럼 정현키즈도 기대할 수 있다. 제2의 정현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어린 선수들 같은 경우는 ‘이게 맞는건가 저게 맞는건가’ 많이 흔들릴 수 있다. 여러 조언을 들어도 자기만의 뚜렷한 생각으로 걸러낼 줄 알아야 한다.

-인터뷰에서 말을 잘한다. 특별한 인터뷰 비법은.

특별한 건 없는 것 같다. 같은 질문을 받다 보니 익숙해진 것 같다. 편한 사람이랑 있으면 말이 많은 편에 속했던 것 같다. 대표팀 생활을 하면서도 분위기를 띄우려고 하는 편이다.

-현재 몸상태와 추후 일정은

온 몸에 이상은 없다. 젊어서 그런지 발바닥도 회복이 빨라서 다음 주부터 정상 훈련이 가능하다. 다음 주부터 훈련하면서 어느 대회에 나갈 지 정하겠다.

-상금을 많이 받았다. 어디다 쓸 것인가.

모든 대회서 상금을 받을 때에는 ATP서 따로 통장을 만들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 통장에 들어오는 건 건드리지 않고 잘 모으려고 한다. 엄마가 관리하고 전 운동만 열심히 하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올 한 해 소원을 빈다면.

아프지 않고 더 높은 곳에서 올 시즌을 마치고 싶다.

ink@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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