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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보석과 그림이 만났을 때…”

보석디자이너 출신 채림(54) 작가가 보석과 옻칠을 결합한 회화 작품을 선보이는 개인전 ‘숲의 사색’전을 학고재갤러리에서 열고 있다.

꽃이 피어있는 정원, 대나무숲, 소나무 등 자연을 소재로 한, 단아하면서도 화려하면서도 작품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모네의 지베르니 정원에서 영감을 받은 작업들이다.

이화여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보석디자이너로 활동한 채림 작가는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까닭에 국내 미술계에서 환영받지 못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작업하며 해외 전시장을 적극 노크해 미국 프린스턴갤러리, 에이블파인아트갤러리, 프랑스 갤러리BDMC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영국 사치갤러리, 프랑스 그랑팔레 등 유명 아트페어에 출품하는 등 해외에서 먼저 이름을 알렸다.

목판에 동양적인 옻칠 기법으로 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전통 문양의 자개나 산호, 진주 등 보석을 결합한 채림 작가의 작품은 해외 미술계에서 인기다. 옻칠 위에 붙인 보석이 조명을 받아 그림자가 생기는 것을 본 해외 평론가들은 “빛과 그림자의 회화”라면서 찬사를 보냈다.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미술에 빠진 계기는 무얼까?

채림 작가는 “처음에는 보석을 돋보이게 할 생각으로 목판에 칠을 할 재료를 찾다가 옻칠을 알게 됐다. 옻칠을 배우기 까지 지방의 옻칠 장인들을 찾아 다니며 많이 노력했다. 옻칠을 하다 보니 옻칠의 매력에 빠져 그림으로 까지 확대됐다”고 말했다.

옻칠을 하다 보면 옻이 오르기도 하고 다루기 까다로워 색이 제대로 나지 않는 등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새로운 작업 아이디어를 화판에 구현해냈을 때 얻는 희열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채림 작가는 “옻칠의 세계가 무궁무진하고 그 깊이감에 매번 놀란다. 매일매일 새로운 것을 발견해 가는 재미가 크다”면서 “나는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틀이 없이 굉장히 자유롭게 작업한다. 재미있어서 밤을 새 작업하면 가족들이 놀린다. 학생 때 공부를 그렇게 했어야지 한다”고 말했다.

2009년 국제보석감정사를 따고 현재 국제앙드레말로협회 및 프랑스 조형예술 저작권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국제적인 상을 여러차례 수상한 채림 작가는 보석과 회화를 결합시키니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융복합이 유행이다.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가지가 합쳐졌을 때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다”면서 “뒤늦게 꿈을 찾았지만 꿈을 향해 꾸준히 걸었더니 어느 새 꿈이 내가 꿈과 닮아있다는 걸 알게 됐다. 앞으로 90세 까지 작업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시는 2018년 1월 28일까지 개최된다.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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