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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샘프턴전 직후 인터뷰에 응하지 않고 경기장을 떠난 토트넘 손흥민. 사진은 지난 에버턴과 23라운드 직후 인터뷰하는 손흥민. 런던 | 고건우 통신원

[사우샘프턴=스포츠서울 장영민 통신원]“컨디션이 안 좋아서…인터뷰 못 하겠네요.”

전방 압박과 공격수간의 유기적인 위치 변화로 기회를 찾는 토트넘 특유의 색깔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손흥민(26) 역시 팀 공격진의 전체적인 부진 속에서 최근 오름세가 한풀 꺾였다. 그는 22일 오전(한국시간) 세인트 메리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201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4라운드 사우샘프턴 원정 경기에서 후반 25분 에릭 라멜라와 교체 될때까지 측면과 중앙 공격수를 오갔으나 공격 포인트를 올리진 못했다. 그는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스포츠서울 통신원 등 취재진과 만났지만 표정이 썩 좋지 않았다. 팀 컨디션이 좋지 않았으나 스스로 ‘슈팅 0개’ 최악의 부진을 보인 것에 자책하는 듯했다. 이례적으로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그는 “몸이 좋지 않다”는 말을 남긴 채 경기장을 떠났다.

그도 그럴 것이 손흥민은 최근 9경기에서 6골을 터뜨리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주력 공격수 해리 케인 못지않게 스스로 경기 흐름을 바꾸는 정상급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다만 이날 기대한만큼 움직임이 나오지 않았다. 영국 통계 전문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토트넘-사우샘프턴전 직후 손흥민에게 평점 6.1 박한 점수를 매겼다.

토트넘은 90분간 유효슛 2개에 그치는 등 근래 들어 가장 저조한 경기력을 보였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도 작용했으나 감기 증세로 출전 명단에서 제외된 2선의 핵심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공백이 컸다. 공격진에서 유의미한 패스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손흥민은 전반 왼쪽 측면에서 뛰다가 후반 들어 중앙으로 옮겨 해리 케인과 투톱을 이뤘다. 전반보다 상대 수비 뒷공간을 폭넓게 움직이면서 한결 자유로워진 듯했으나 동료와 문전에서 세밀한 패스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지 못한 채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사우샘프턴은 오히려 지난달 26일 토트넘 원정에서 당한 2-5 참패를 만회하려는 듯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다. 특히 토트넘 측면을 지속해서 괴롭혔다. 결국 전반 15분 만에 사우샘프턴이 측면에서 토트넘의 자책골을 끌어냈다. 풀백 라이언 버틀란드가 공격에 가담해 낮고 강하게 올린 크로스를 토트넘 수비수 다빈손 산체스가 미끄러지며 걷어낸다는 게 자책골로 연결됐다. 하지만 토트넘은 3분 뒤 세트피스 기회에서 동점골을 터뜨렸다. 벤 데이비스가 차올린 왼발 코너킥을 케인이 머리로 받아넣었다. 지난 에버턴과 23라운드에서도 멀티골을 해낸 그는 올 시즌 EPL 21호 골이자, 통산 99호골을 달성했다. 케인의 골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는 듯했으나 토트넘의 경기력은 살아나지 않았다. 토트넘은 전반 패스 시도가 216회에 그칠 정도로 공격 전개가 원활하지 못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후반 꺼낸 투톱 전술도 효력이 미비했다.

승점 1 추가에 그친 토트넘은 13승6무5패(승점 45)를 기록, 한 경기 덜치른 4위 리버풀(승점 47) 추격에 실패했다. 5위를 유지했다. 사우샘프턴(승점 22)도 18위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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