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쇼트트랙 대표팀, 돌고 또 돌고....
10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진행된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G-30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쇼트트랙 대표 선수들이 공개 훈련을 하고 있다. 진천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동계올림픽의 ‘백미’ 쇼트트랙은 대한민국의 효자 종목으로 불린다. 1983년 일본에서 개최된 세계선수권대회에 처음으로 남녀 1명씩 출전하며 쇼트트랙과 인연을 맺은 한국은 1985년 국가대표팀이 구성된 뒤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서 김기훈과 이준호가 각각 1500m와 30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을 시작으로 쇼트트랙 강국의 면모를 쌓아나갔다. 한국만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가 전통처럼 계승됐고 여기에 첨단 기술이 더해지며 한국 쇼트트랙 선수들은 국제 무대에서 최강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총 26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 중 무려 21개의 금메달이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특히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는 8개의 금메달 중 6개를 따내며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금메달 뿐 만이 아니다. 동계올림픽에서 딴 17개의 은메달 가운데 12개가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쇼트트랙은 한국이 가장 자신 있어하고 메달 획득에 거는 기대가 큰 종목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번엔 홈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만큼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 대표팀 선수들도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막바지 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토]평창동계올림픽 G-30, 선전 다짐하는 쇼트트랙 여자대표팀
10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진행된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G-30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여자 쇼트트랙 대표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진천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한국이 유독 쇼트트랙에 강한 이유는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쇼트트랙은 체격이 작은 선수들에게 유리한 종목이다. 선수들은 111.12m의 타원형 트랙을 쓰러질 듯 몸을 눕힌 채 엄청난 스피드로 회전하고 보이지 않는 몸싸움과 신경전을 펼치며 치열한 자리다툼을 벌인다. 이런 경우 체격이 큰 북미나 북유럽 선수들보다 상대적으로 왜소한 아시아 선수들이 유리하다. 하지만 체격 조건만으론 한국의 강점이 모두 설명되지 않는다. 한국만의 비결이 존재한다.

한국이 쇼트트랙을 잘하는 이유 중 하나로 혹독한 훈련과 많은 연습량을 들 수 있다. 물론 다른 종목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훈련량도 만만치 않지만 그 중에서도 쇼트트랙 선수들의 훈련량은 상상을 초월한다. 외신들도 강한 훈련을 한국 쇼트트랙의 강점으로 꼽는다. 엄청난 훈련으로 다져진 기본기는 한국 선수들이 실전에서 한 치의 실수도 하지 않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보이지 않는 기술 개발은 한국 선수들의 역량을 최고치로 올려준다. 장비 중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스케이트에는 날의 각도를 조절하는 ‘벤딩(Bending)’ 기술이 적용돼 경기에서 최고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게 한다. 기술의 차이에 따라 기록에 차이가 날 만큼 벤딩은 날 관리의 핵심적인 기술이다. 마찰력을 줄여 곡선구간을 부드럽게 주파할 수 있게 스케이트 날의 가운데를 볼록하게 남기고 앞과 뒤 부분을 둥글게 깎아내는 ‘로그’ 작업도 필수다. 유니폼에도 최신 기술이 접목돼 있다.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는 실리콘 띠가 허벅지 부분에 부착돼 있고 대동맥·정맥이 있는 목이나 무릎 안쪽 부분에 잘 찢어지지 않는 방탄 소재를 적용해 선수들의 안전에도 신경 썼다. 허리 부분에도 특수 소재를 적용해 상체를 구부린 상태로 유지할 수 있게 했다. 대표팀에는 스케이트 날과 유니폼을 담당하는 코치가 따로 있어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도와 준다.

주법에도 한국만의 독특함이 존재한다. 바로 ‘호리병 주법’이다. ‘한국 쇼트트랙의 선구자’로 불리는 알베르빌-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기훈이 처음 활용한 ‘호리병 주법’은 직선주로에서 인코스 쪽으로 바짝 들어왔다가 다시 바깥쪽으로 빠지는 주법이다. 주행 모양이 호리병을 닮았다 해 ‘호리병 주법’으로 불리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스케이트를 타게 되면 원심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곡선 주로에서 더욱 빠른 속력을 낼 수 있다. 한국 선수들이 주로 역전에 성공하는 코스도 곡선 주로다.

극강의 훈련과 최신 기술, 그리고 독특한 주법은 한국이 지금껏 쇼트트랙 강국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다. 홈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는 이점을 등에 업은 한국대표팀이 토리노 동계올림픽을 뛰어넘어 새로운 기록을 작성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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