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아이스하키 대표팀, 특별귀화 선수들까지 평창을 향해!
10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진행된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G-30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마이크 테스트위드를 비롯한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공개 훈련을 하고 있다. 2018. 1. 10.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처음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을 때는 ‘내가 뭐하는 건가’ 싶었다. ‘이제부터 고향을 등지는 배신자가 되는 걸까?’라고 되묻기도 했다.”

미국 콜로라도주 베일 출신으로 북미프로아이스하키리그(NHL)를 꿈꾸던 마이크 테스트위드(31)는 지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뛰게 될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핵심 멤버가 됐다. 그는 최근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과의 인터뷰를 통해 대학 졸업 후 지난 8년을 돌아보며 자신의 귀화 배경과 함께 성조기가 아닌 태극마크를 달고 빙판을 누비는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콜로라도 대학을 졸업한 테스트위드는 NHL 드래프트서 지명받지 못하고 3년 동안 하부리그에서 뛰었다. 매 시즌을 앞두고 NHL 팀의 초청을 받아 캠프 명단에 포함됐으나 항상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하부리그로 돌아갔다. 테스트위드는 당시를 회상하며 “하키에 대한 열정을 많이 잃었던 시기였다. 무엇보다 팀에서 준 내 역할을 즐기지 못했다. 더 이상 하키가 즐겁지 않다고 느꼈다”고 돌이켰다. 그는 변화를 위해 미국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처음에는 독일 리그 도전을 고려했지만 최종 결정은 한국이었다. 테스트위드는 “나 역시 하키를 위해 한국에 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한국에서 하키를 하는 줄도 몰랐다. 하지만 한국에서 하키를 했던 사람들을 만나고 조언을 들어보니 긍정적인 얘기가 많았다”고 한국에서 두 번째 인생을 선택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2013~2014시즌부터 안양 한라 유니폼을 입고 한국에서 뛴 테스트위드는 첫 시즌부터 42경기에 출전해 54포인트를 올리며 맹활약했다. 다음 시즌에는 61포인트로 리그 정상급 선수로 올라섰다. 그러자 한국 대표팀 백지선 감독은 테스트위드에게 귀화를 통해 한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올림픽 무대에 서는 것을 권유했다. 테스트위드는 백 감독의 제안에 대해 “올림픽이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도저히 거부할 수가 없었다. 내게 올림픽은 절대 설 수 없는 무대였다. 나는 NHL 올스타는 커녕 단 한 번도 NHL 무대에 서지 못한 선수다. 올림픽은 내 영역 밖의 일이라 생각했었다. 한국에서 보낸 시간들이 내게 의도치 않은 엄청난 행운으로 다가온 순간이었다”고 밝혔다.

귀화과정에서 에피소드와 태극기를 달고 경기에 나서는 속내도 드러냈다. 테스트위드는 “귀화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 한국 역사를 공부했고 애국가를 불렀다. 만일 똑같은 방식으로 미국 역사 시험을 봤다면 떨어졌을 것이다. 특히 애국가를 부르는 부분이 어려웠다”고 웃었다. 이어 그는 “처음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을 때는 ‘내가 뭐하는 건가’ 싶었다. ‘이제부터 고향을 등지는 배신자가 되는 걸까?’라고 되묻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에서 어느덧 5년을 지냈다. 함께 뛴 동료들과 진정한 형제애를 느끼고 있다. 이제는 가족이나 마찬가지다. 우리는 항상 함께 싸웠다. 한국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다. 고향이 한국이든 미국이든 캐나다든 우리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무엇보다 나는 한국에서 5년을 지내며 하키에 대한 열정을 되찾았다. 다시 찾은 열정이 나를 얼음판 위에서 한국인으로 만들었다”고 힘줘 말했다.

한국 대표팀에는 테스트위드를 포함해 캐나다 혹은 미국 출신의 귀화선수들이 7명있다. 테스트위드는 김기성, 김상욱과 함께 최전방에서 공격을 책임진다. 그는 눈앞으로 다가온 평창 올림픽을 바라보며 “흥분되고 긴장된다. 자신감도 있다. 준비는 다 됐다. 정말 오랫동안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 우리만의 특별한 장점을 내세워 다른 국가들과 경쟁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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