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자켓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그날처럼’은 역주행 아닌 정주행입니다.”

3인조 보컬 그룹 ‘장덕철’이 음원 차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팀명만 들어선 솔로인지 그룹인지 구분이 힘든 3인조 그룹 장덕철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싱글 ‘그날처럼’이 지난 7일 국내 주요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다. 김동률, 볼빨간 사춘기 등 음원강자의 컴백 속에서도 멜론, 지니 등 다수의 차트 정상에 다시 오르며 깜짝 인기가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장중혁(24), 덕인(25), 임철(28) 등 세 명으로 구성된 장덕철은 2015년 결성 후 공개한 ‘그때, 우리로’가 지난해 SNS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발매 2년 만에 음원 차트에 진입하기도 했다. 그리고 발매한 ‘그날처럼’은 거짓말처럼 꾸준히 순위를 올리며 끝내 차트 1위를 차지하며 저력을 뽐내고 있다. 덕인은 “역주행은 1년, 2년 지난 음악이 다시 빛을 발하는 것이다. ‘그때, 우리로’가 역주행이라면 ‘그날처럼’은 차트에서 차근차근 올라 정주행을 하고 있다”며 미소지었다.

사실 대중에게 ‘그날처럼’은 익숙할지 몰라도 장덕철이라는 팀명은 여전히 낯설다. 불과 얼마전까진 행사장에 가도 관계자 역시 ‘장덕철’을 솔로가수라고 생각하는 이가 많을 정도였다. 덕인은 “내가 아이디어를 냈다. 다른 멤버들이 ‘삼색 볼펜’, ‘쓰리보이즈’ 같은 팀명 후보를 냈는데 입에 붙지 않아 고민하던 중 각자 이름의 한자를 조합한 ‘장덕철’이 떠올랐다”고 전했다. 임철은 “뜨니 브랜드가 되기도 하지만 이상하게 처음부터 마음에 들었다. 사실 처음에는 셋이 이렇게 오래 활동할지 몰랐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공연 메인 포스터

과거 ‘쇼미더머니2’, 유명 기획사 연습생, 음악프로듀서 등을 통해 각자 음악활동을 해오던 셋은 2014년 팀을 결성했다. 같은 중학교 동창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장중혁과 덕인이 먼저 만났고 곧바로 지인을 통해 임철을 소개받아 의기투합했다. 덕인은 “셋 다 서로 재밌을 거라 생각했다. 포장마차에서 도원결의처럼 시작했는데 각자 성향도 달라 시행착오도 많고 싸우기도 많이했다. 이제는 계속하다 보니 서로 내려 놓는 과정을 통해 친근해지고 정이 많이 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잘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전했다.

지난해 2015년 발표한 ‘그때, 우리로’가 역주행하며 이름을 조금 알렸다면 ‘그날처럼’은 말 그대로 속칭 음원차트에서 대박이 났다. 장중혁은 “한번 역주행을 해 그때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가수들이 앨범을 내서 궁금함에 들어보는 팬층도 있고 콘텐츠가 나와 찾아보는 것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임철은 “앨범을 냈는데 곧바로 ‘차트 인’을 해서 놀랐다. 일단 한 번 들으면 한 번 더 듣게 되는 노래가 될 것이라는 자신감은 있었다. 앞의 무반주 부분이 매력이다. 무언가 첫 소절이 좋으면 좋게 된다. 흡입력과 몰입력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그날처럼’의 정주행은 앨범 공개와 동시에 차트 정점을 찍는 일반적인 인기와는 달리,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확대 재생산된 콘텐츠를 통해 탄탄히 리스너층을 꾸준히 확보하며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덕인은 “이름은 30대 아저씨 같은데 목소리는 미성이고 외모는 또 아저씨다. 게다가 남성 3인조이고 친근하면서도 재미난 포인트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노래도 좋아야 하고 콘텐츠에 친근한 요소를 많이 넣고 싶었다. 장덕철에는 내숭이 없었으면 좋겠다. 술 먹는 영상은 실제로 동네 술집에서 갑자기 일어난 일이다. 이런 영상도 반응이 좋고 이슈가 됐고 뮤직비디오도 잘 찍어주셨다”고 덧붙였다.

임철은 “발라드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가수가 있는데 굳이 우리를 찾아 듣진 않는다. 그래서 승부를 건 것이 기존 가수와 달리 사람 냄새가 나는 점을 특이점으로 삼았다”면서 “요즘에 사실 TV로 무언가를 보질 않고 SNS나 모바일로 소비한다. 라이브 영상이 잘된 것 같고 그게 많이 퍼진것 같다. 그런 점을 잘 짚은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노출빈도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회사가 있기 전에는 무언가 꾸준히 하기 힘들었는데 이제는 콘텐츠 하나를 내면 많이 찾아봐 주시고 다음 것을 기대해 주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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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덕인이 직접 작사·작곡한 ‘그날처럼’은 현실감 넘치는 가사가 큰 공감대를 얻고 있다. 덕인은 “과거 여자친구와의 기억을 떠올리며 만든 곡이다. 굉장히 좋아하던 여성분이 있었는데 보고만 있어도 얼굴이 빨개지고 눈을 못 마주칠 정도였다. 당시 수중에 5만원이 있었는데 이별을 하기로 하고 마지막 만남을 가졌다. 만원짜리 커플링과 꽃다발을 들고 카페서 만났는데 그 분과 내가 대성통곡했고 그 모습을 본 주변 손님도 모두 울었다”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이제 궤도에 오르며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장덕철이지만 여기까지 오는 길이 쉽지만은 않았다. 데뷔 후 여러 고비를 겪으며 팀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덕인은 “서로 합의 하에 계기가 없으면 해체를 하자고도 했다. 좋은 회사에서 제의가 왔는데 서로의 의견차가 심해 자포자기 수준에 빠지기도 했다. 현재 리메즈 엔터테인먼트는 이상하게 셋 다 잘 될 거 같다 생각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되고 있다. 기대를 내려 놓으니깐 오히려 잘 됐다”며 기뻐했다.

현재 장덕철은 미니앨범을 준비 중이다. 이르면 4월 혹은 그 이후에 발매될 미니앨범에는 단체곡 뿐만 아니라 유닛곡도 수록하며 각자 개성을 조금 더 담아낼 예정이다. 장중혁은 “무언가 신경을 쓰는 순간부터 음악이 잘 안나온다. 지금 우리가 잘 된 것도 노래가 좋아서 잘 된거지 잘 될려고 해서 잘 된 것은 아니다. 장르에 국한 되지 않는 좋은 음악을 찾고 싶다. 발라드 그룹이라는 칭호보다는 모든 음악을 좋아하는 싱어송라이터가 되고 싶다. 우리는 꾸준히 음악을 해서 좋은 음악으로 보답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덕인도 “기회를 보고 음악을 하기 보다 꾸준히 음악을 하는 것이 숙명이다.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도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음악을 만들고자 한다. 장덕철만 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기대했다.

hongsfilm@sportsseoul.com

사진|리메즈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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