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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이 16일 한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도쿄=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두 번의 실수는 없었다.

한국이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의 맞대결을 치르던 16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경기장. 신태용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한국이 3-1로 이기던 후반 23분. 한 명의 선수를 터치라인 앞에서 대기하도록 했다. 수비수 정승현이었다. 마침 이 때 첫 번째로 교체투입된 염기훈의 왼발 프리킥 쐐기포가 터졌고, 한국은 4-1로 훌쩍 달아났다. 그리고 정승현이 이재성을 대신해 교체로 들어갔다.

이후 ‘신태용호’는 전술을 수비에 중점을 둔 3-4-3으로 바꾸며 일본의 마지막 반격을 차단하기 위해 애를 썼다. 정승현은 기존 윤영선, 장현수와 함께 일본의 공격 지의를 무너트리며 대승을 지켰다.

시계를 1년 11개월 전으로 돌려보자. 신 감독은 올림픽 대표팀 사령탑 시절이던 당시 카타르 도하에서 열렸던 23세 이하 아시아선수권 결승전에서 일본을 2-0으로 이기고 있다가 후반 중반부터 와르르 무너지며 2-3으로 역전패했다. 이미 결승에 올라 그 해 8월 벌어지는 리우 올림픽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으나 일본전 충격의 역전패는 여론의 엄청난 지탄을 받는 계기가 됐다. 신 감독 스스로도 “일본을 더 완벽하게 이기려고 하다가 그런 일이 벌어졌다. 내겐 큰 교훈이 됐다”며 입술을 깨물 정도였다.

그 때의 아쉬움을 날릴 기회가 16일 적지에서 생겼다. 신 감독은 전반 3분 선제 실점에도 당황하지 않고 홈팀을 몰아붙였고, 전반에만 3-1 리드를 잡았다. 경기력도 완벽했다. 그리고는 ‘도하의 아픔’을 잊지 않았다. 욕심 내지 않고 차분하게 리드를 지키며 추가 득점을 노리기 위해 내민 카드가 정승현이었다. ‘감독 신태용’은 그렇게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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