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권준영기자] 중국에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두끼 연속 '혼밥(혼자밥먹기)'을 하며 중국으로부터 홀대를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청와대가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5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홀대론'이 나오는 걱정을 알지만 (한·중 정상)회담 내용을 갖고 평가해 달라"고 전했다.


이어 "중국 측과 밥을 먹으면서 만날 것인지 별도로 차담을 할 것인지는 그쪽의 사정과 우리의 사정을 맞춰서 하는 것"이라며 "그쪽 사정이 안될 수도 있는데 우리가 꼭 (중국 측과) 밥을 먹어야 하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어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국빈만찬을 한 것이면 됐고, 권력서열 2, 3, 4위를 (대통령이) 다 만나는데 (대통령이) 꼭 (중국 측과) 밥을 먹으면서 만나야 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인도네시아에서 시장에 갔듯이 (14일) 아침 식사는 우리가 기획한 일정"이라며 "(대통령이)중국 국민에게 다가가는 인상을 남기는 것도 중요한 외교"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방일(訪日)했을 때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골프를 함께 치고 햄버거를 먹는 친교를 너무 많이 하니 '우리는 대체 뭘 준비하냐'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국민들이 다 만족하지 않냐"고 반문하며 "형식과 내용이 다 좋으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만 형식이 검소해도 내용이 화려하고 알차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문 대통령의 실용적인 성격이 해외순방이나 정상외교 일정에도 잘 반영되고 있다고 잘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저녁과 14일 아침, 중국 측 인사와 식사를 하지 않았다. 14일 아침에는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숙소인 베이징 조어대 인근 한 전통 중국 조식 전문점을 찾아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 유탸오와 더우장으로 식사를 했다.


이와 관련해 이준석 바른정당 서울특별시당 노원병 당협위원장은 "두 끼 연속 혼밥"이라며 "이 정도 굴욕이면 외교, 안보라인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중국까지 불려가서 동네 식당에서 두 끼 연속으로 '혼밥'이나 먹고 있고, 베이징 비웠다는 리커창은 상무회의 주재하며 대통령 만나주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망신도 이런 망신도 없고 굴욕도 이런 굴욕이 없었다. 역대급 망신의 역대급 굴욕이다" 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전날 중국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공부하려고 일정을 잡지 않고 비워 놓은 건데 '혼밥 먹는다'는 말이 왜 나오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청와대의 설명에도 14일 한국 기자 2명이 중국 경호원들에게 폭행당하는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홀대론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kjy@sportsseoul.com


사진ㅣ청와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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