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로 (4)
윤수로 대한카라테연맹 회장은 카라테는 직접 타격을 하지 않는 무술이어서 생활체육에 적합한 종목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 대한카라테연맹

[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무조건 금메달 하나는 따는 것이 목표입니다. 일본이 밉다고 금메달까지 미워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한국 카라테(karate)가 ‘대한공수도연맹’에서 ‘대한카라테연맹’으로 이름을 바꾸고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아비콘헬스케어 윤수로 회장이 대한카라테연맹의 새로운 수장에 올랐다. 윤 회장은 “한국의 전통 무술인 태권도와 중국의 우슈가 올림픽을 통해 저변을 넓혀왔듯 카라테도 2020 도쿄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도약의 전환점을 맞았다. 생활체육으로서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의 입을 통해 들은 카라테는 지금까지 알고 있던 것과는 좀 달랐다. 사실 카라테는 일본 본토에서 류큐왕국(지금의 오키나와)을 침략할 때 쇠로된 무기를 소지할 수 없었던 류큐인들이 익혀왔던 중국에서 유입된 맨손권법(唐手)에서 유래했다. 즉 일본에 대한 저항 정신이 들어있는 권법이며 거기에는 나라 잃은 류큐인의 한이 서려있다. 이런 사실이 일본무술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중책을 떠맡기를 꺼리던 윤회장의 마음을 움직였다.

사실 그는 무술과 별 인연이 없었다. 바둑에 관심이 많아 경기도바둑협회장 등을 거쳐 대한바둑협회 운영위원장을 역임하던 차에 체육계 인사로부터 카라테가 존립이 위태로울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던 것이 계기가 됐다. 올림픽 메달이 걸려있는 종목인데 대회 참가조차 어려운 상황이라는 말에 회장직 제안을 받아들였다.

윤회장은 가장 먼저 대한체육회 준회원 가입 절차부터 마쳤다. 체육회 회원 인정을 받아 정식 스포츠로 본격 활동하겠다는 다짐이다. 물론 준회원 단체의 경우는 대한체육회의 지원이 적어 어려움이 많다. 그는 취임 후 사재를 털어가면서 대표선수들의 훈련을 재개했고 국제 대회 출전도 추진했다. 카라테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생활체육으로서 카라테를 활성화하는데도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윤회장은 “스포츠로서의 카라테는 상대방의 얼굴, 머리, 몸통에 가격하는 5㎝ 전까지의 공격만을 득점으로 인정한다. 직접 타격을 하면 경고나 반칙이 주어지고 심한 경우 반칙패를 당한다. 직접타격을 해야만 점수를 얻는 여타 격투기종목과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생활체육에 적합한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윤회장이 “내년 아시안게임이나 2020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이 나온다면 더 바랄게 없다”고 강조하는 이유도 금메달을 따면 카라테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질 것이란 믿음 때문이다. 중국 무술인 우슈도 지난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 국내에서의 관심이 높아졌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스타 선수의 등장이 절실하다. 윤회장은 “다행히 가능성이 보이는 선수가 있다. 나도 적극적으로 돕겠다. 오기가 생겼다. 반드시 금메달 하나는 만들고 회장 자리에서 내려올 생각”이라며 껄껄 웃었다.

ink@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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