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김태균, 스포츠서울 \'올해의 기록상\' 수상
11일 서울 강남 임피리얼 팰리스호텔 두베홀에서 ‘2017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이 열렸다. ‘올해의 기록상’을 수상한 한화 김태균이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개인훈련 일정 다 취소했어요.”

한화 김태균이 너털웃음을 지었다. 김태균은 13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7 KBO 골든글러브 행사 이후 평소처럼 개인훈련을 떠날 예정이었다. 해마다 시상식 일정이 끝나기가 무섭게 사이판으로 개인훈련을 떠났는데 올해는 류현진(LA 다저스)의 협박 탓에 미리 예약해둔 항공편과 숙소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김태균은 “날짜도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잡았다. 도움이 안되는 후배”라며 껄껄 웃었다.

어깨 수술로 지난한 재활을 거친 뒤 성공적인 복귀 시즌을 치른 류현진은 신년 벽두에 백년가약을 맺는다. 류현진도 내년 시즌에 대비해 개인훈련을 시작하는 시점을 고려해 결혼식 날짜를 잡았다. 김태균은 “며칠 전에 (류)현진이를 만났더니 청첩장을 주며 ‘안오면 다시는 안보겠다’고 으름장을 놓더라.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한화에서 가장 고생을 많이한 (류)현진이 결혼식이니 형인 내가 양보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결혼식 날짜를 1월로 잡은 탓에 훈련 계획을 백지 상태에서 다시 작성해야 한다. 도움이 안된다”면서도 싫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SS포토] 류현진, 결혼 질문에 터진 웃음꽃
LA 다저스 류현진이 8일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류현진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김태균에게는 마음이 바쁜 겨울이다. 한용덕 감독체제로 개편한 한화는 육성 기치를 전면에 내걸며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 작업에 돌입했다. 지난 2000년 데뷔 후 18년 동안 꾸준한 활약으로 팀의 기둥으로 자리매김한 김태균이라는 버팀목이 있어 과감하게 추진할 수 있는 숙원 사업이다. 베테랑들을 갈수록 냉정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리그 분위기도 뒤처질 수 없다는 승부욕을 자극한다. 올해는 크고 작은 부상으로 94경기 출전에 그쳤다. 남들보다 조금 일찍 몸을 만들기 시작해야 여유를 갖고 개막을 준비할 수 있다.

하지만 김태균은 “마음을 깨끗하게 비웠다. 팀 운명은 하늘에 맡기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만 갖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은 한 두 명이 빼어난 활약을 펼친다고 가능한 게 아니다. 그래서 가을잔치 참가에 대한 부담을 잠시 내려놓고 팀이 싸울 수 있는 전력을 갖출 때까지 자신에게 주어진 몫을 충실히 하는데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구단도 뒤늦게 이 사실을 깨닫고 향후 3년 이내 가을잔치에 참가할 만한 전력을 완성한다는 큰 그림을 그렸다. 말은 “마음을 비웠다”고 했지만 팀이 한 단계 올라설 때까지 버팀목 구실을 도맡아야 하기 때문에 올겨울 개인훈련이 그 어느때보다 소중하다.

김태균은 “(류)현진이 결혼식이 끝난 뒤 스프링캠프에 대비해 본격적인 몸만들기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훈련보다 의리를 선택한 김태균의 동료애가 어떤 효과를 불러올지 관심이 모인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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