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만루홈런 허용 니퍼트 \'이건 꿈일거야\'
2017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3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선발투수 니퍼트가 3회 상대 이범호에 만루홈런을 허용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외국인 선수 사상 첫 KBO리그 통산 100승에 도전 중이던 더스틴 니퍼트(36·전 두산)가 남겨둔 6승을 채우지 못할 위기에 빠졌다.

지난 2011년 두산에 입단한 니퍼트는 올해까지 7시즌 동안 94승 43패 방어율 3.48을 기록했다. 2015년을 제외한 6시즌에서 모두 두 자리 승리를 따내는 등 두산의 명실상부한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실력뿐만 아니라 매너도 최고라는 평가를 받으며 투수조 리더로 활약하던 니퍼트는 연봉 이견 등으로 두산과 결별을 선언했다. 두산은 조쉬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를 영입하며 니퍼트와 결별을 공식화했다.

실력이 검증된 거물급 투수가 시장에 나왔지만 각 구단의 반응은 예상보다 더 냉담하다. 아직 외국인 선수 퍼즐을 맞추지 못한 삼성과 롯데, kt, NC 등이 니퍼트 영입을 검토할 법 하지만 구단 관계자들을 고개를 갸웃했다. 이들 구단 단장들은 “건강이 담보되지 않는 외국인 투수에게 100만 불 이상 지불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매력적인 투수라는 데 이견이 없지만 고질적인 견갑골 통증이 니퍼트 카드를 선뜻 꺼내들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다. 지방구단 단장은 지난 11일 “10승을 보장할 수 있는 투수인 것은 맞다. 하지만 10승짜리 투수에게 100만불 이상 지불하는 건 조금 과하지 않나 싶다. 적지 않은 나이라 하루 하루 몸상태가 다를 수밖에 없다. 고질적인 통증을 갖고 있는 투수를 거액을 주고 데려온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다른 단장 역시 “두산이 니퍼트와 재계약을 맺지 않은 게 비단 높은 몸값 때문 만이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지난해 28경기에서 167.2이닝을 던지며 22승(3패), 올해 179.2이닝을 던지며 14승(8패)을 따냈다. 이른바 ‘계산이 되는 투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장타를 맞기 시작했다는 점은 발목을 잡기 충분하다. 잠실을 떠나 규모가 작은 구장 마운드에 선다면 평범한 투수로 전락할 가능성을 드러낸 탓이다. 지방구단 전력분석팀은 “니퍼트의 구위 자체가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떨어졌다. 타점과 릴리스포인트 모두 좋았을 때와는 거리가 있어 가장 큰 매력인 ‘내리꽂는 각’이 사라졌다고 봐야 한다. 겨우내 재활훈련을 충실히 해 제 기량을 찾을 수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냉정하게 보면 쇠퇴기”라고 진단했다. 구종의 단순화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반전 가능성도 있다. 니퍼트가 몸값을 파격적으로 낮춘다면 국내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수 있다. 등판간격 조절 등으로 컨디션을 관리하면 충분히 10승 이상 따낼 수 있는 투수라는 점은 입증됐다. 선수생활 연장과 이름값에 걸맞는 대우 사이에서 장고에 빠지면 KBO리그 통산 100승 꿈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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