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올 시즌 처음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경기 연속 골을 터뜨린 손흥민. 사진은 지난 5월 동료들과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했을 때 모습. 이주상기자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이젠 어느 지역에서도 골 냄새를 맡는 톱클래스 킬러로 거듭났다. 토트넘 손흥민(25)이 올 시즌 처음으로 3경기 연속 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은 1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201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6라운드 스토크시티와 경기에서 팀이 1-0으로 앞선 후반 7분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팀의 5-1 대승의 도화선이 됐다. 토트넘 역습 상황에서 델레 알리가 하프라인에서 공을 잡았을 때 손흥민은 스토크시티 전진한 수비 사이를 보고 번개같이 공간을 파고들었다. 이때 알리가 절묘하게 스루패스를 연결, 손흥민이 이어받아 문전까지 침투한 뒤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리그 4호 골이자 시즌 7호 골. 지난 3일 왓포드전과 7일 아포엘전에 이어 3경기 연속 골이다. 손흥민은 팀이 4-0으로 앞선 후반 29분 중원에서 감각적인 침투 패스로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골을 도우면서 시즌 3번째 도움(리그 1호)까지 해냈다.

공식적으로 기록된 공격 포인트는 1골 1도움이었으나 사실 5골 중 4골에 이바지했다. 스토크시티 수비가 잘 버티던 전반 21분 왼쪽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로 라이언 쇼크로스의 자책골을 끌어내며 선제골에 기여했다. 후반 20분 해리 케인의 골도 손흥민의 왼쪽 침투에서 비롯됐다. 영국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이날 경기 후 손흥민에게 평점 9.3을 매기면서 양 팀 최고 점수를 줬다. 올 시즌 손흥민이 평점 9 이상을 받은 건 처음이다. 멀티골을 기록한 케인(8.9점)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으면서 그야말로 최고의 활약을 인정받았다.

연속골 행진으로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는 손흥민은 ‘몰아치기’로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가까워지고 있다. 손흥민이 3경기 이상 연속골을 해낸 건 지난 시즌이었던 4월 4경기 연속골(5골) 이후 처음이다.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에도 곧잘 몰아치기 능력을 뽐낸 손흥민인데, 단순히 기록으로만 평가할 수 없다. 그는 지난달 5일 크리스털 팰리스전을 비롯해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면서 10경기에서 무려 7골을 몰아넣었다. 이 기간 손흥민은 토트넘 스리백 체제에서 측면 뿐 아니라 최전방 공격수로도 완벽하게 변신해 골 숫자를 늘렸다. 공격 어느 지역에서든 제 몫을 하면서 전술에 녹아들었다는 의미다. 또 선발 출전한 8경기에서만 7골을 넣어 의미를 더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지는 ‘손흥민은 EPL에서 가장 저평가된 선수 중 하나다. 여전히 알리, 에릭센, 케인을 포함해 토트넘 공격수 중 가장 적게 선발 출전하고 있지만 토트넘이 최고가 아닐 때 경기를 주도하는 건 손흥민’이라고 치켜세웠다. 실제 그는 최근 들어 케인과 알리 등이 컨디션 저하로 부진할 때 홀로 빛났다. 지난 왓포드와 15라운드에서도 팀 공격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 귀중한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이끌었고, 이날 스토크시티전에서도 팀 공격의 숨통을 틔웠다. 어느덧 케인과 알리로 대표되는 토트넘 공격의 또다른 옵션이 아니라 없어서는 안 될 핵심으로 거듭나고 있다.

골 장면만 보더라도 손흥민의 진화가 느껴진다. 특유의 감아 차기나 문전 침투를 통한 슛 뿐 아니라 이젠 상대 수비 여러 명이 달라붙어도 지역을 가리지 않고 반 박자 빠르게 슛으로 연결하는 자신감이 눈에 띈다. 지난 7일 아포엘전에서는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공을 잡은 뒤 횡으로 여러 수비수 사이를 능수능란하게 돌파했다. 페르난도 요렌테와 원투 패스를 주고받은 뒤 왼발로 감아 차 골망을 흔들었다. 스토크시티전에서는 알맞은 타이밍에 수비수 4~5명 사이를 파고들어 공을 잡은 뒤 여유 있게 슛 각도를 만들어내 골로 만들었다. EPL에서도 완전히 축구에 눈을 뜬 손흥민이다.

한편, 프랑스 리그1에서 전성기 기량을 되찾은 석현준(26·트루아)도 2주 만에 다시 골 폭풍을 몰아쳤다. 모나코 루이 2세 경기장에서 열린 리그 17라운드 AS모나코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전반 25분 선제골에 이어 1-0으로 앞선 후반 5분 추가골을 터뜨렸다. 시즌 4~5호 골. 그는 전반 25분 사이프 에딘 카우이의 슛을 상대 골키퍼가 쳐내자 문전에서 오른발로 차 넣었다. 후반 5분엔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동료의 침투패스를 받았는데 상대 골키퍼와 달려와 걷어낸다는 게 석현준 몸에 맞고 공이 골문으로 굴절됐다. 석현준이 재빠르게 달려가 오른발로 밀어넣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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