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안현수, \'올림픽 후 은퇴는 가족과 상의를...\'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선수 안현수(빅토르 안)가 18일 서울 송파구 한국체육대학교 실내빙상장에서 러시아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 7. 18.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현역 마지막 무대를 의미있게 장식하려 했던 빅토르 안(32·한국명 안현수)의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개인자격 참가를 강행해서라도 평창올림픽 무대에 선다는 게 안현수의 계획이지만 러시아의 분명한 입장표명이 선행돼야 한다.

국제올림픽 위원회(IOC)는 6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집행위원회에서 러시아 대표팀의 평창올림픽 참가 금지를 결정했다. 국가가 주도적으로 도핑 스캔들을 일으켰다는 혐의다. 그러나 IOC는 도핑 스캔들과 관련이 없는 선수들에 한해 개인자격으로 평창올림픽 참가를 허용하기로 했고 러시아도 IOC의 결정에 강력히 반발하면서도 오는 12일 회의를 통해 선수들의 개인자격 참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선수들은 러시아 국기가 아닌 올림픽 오륜기를 달고 뛴다.

이론적으로는 안현수의 평창올림픽 참가 가능성이 열려있고 안현수도 6일 취재진 앞에서 개인자격 참가 의지를 밝혔다. 서울 송파구 한국체대 빙상장에서 러시아 대표팀 선수들과 훈련 중인 안현수는 “만약 러시아 당국이 평창올림픽 보이콧을 선언하지 않는다면 개인자격으로 평창올림픽에 나서겠다. 평창올림픽을 위해 4년을 준비했다. 평창올림픽은 포기할 수 없는 무대”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러시아가 평창올림픽 보이콧을 선언할 경우에 대해선 “생각하고 싶지 않다. 사실 지금 선수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만 지금까지 평창올림픽을 바라보고 훈련에 열중한 선수들을 생각한다면 출전을 허락해주는 것이 맞지 않을까. 물론 러시아도 국기를 달지 않고 출전하는 것을 용인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깊은 고민을 털어놨다.

만일 안현수가 러시아 국기가 아닌 오륜기를 달고 평창올림픽에 참가한다면 러시아 국민들로부터 날카로운 비난을 받을 확률도 무시할 수 없다. 무엇보다 안현수는 ‘러시아로 귀화한 한국선수’라는 특이한 이력이 있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으로 돌아가 러시아의 올림픽 참가를 불허한 조직의 깃발을 달고 뛰는 게 러시아 국민들이 보기에는 불편할 수 있다. 안현수는 2011년 러시아로 귀화한 후 2014 소치 올림픽 3관왕에 올랐다. 당시 은퇴를 고려했으나 2018 평창올림픽을 자신의 마지막 무대로 삼으며 현역 생활의 마침표를 의미 있게 장식할 계획이었다. 안현수 입장에선 12일 러시아가 평창올림픽을 보이콧하지 않고 도핑 스캔들과 무관한 러시아 선수들의 평창올림픽 참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의 지지가 필요하다.

한편 IOC가 발표한 러시아의 출전 금지 결정에 동계스포츠 스타들은 환영 의사를 드러냈다. 소치 올림픽 러시아 봅슬레이 선수의 메달 박탈로 동메달을 쥐게 된 영국의 스튜어트 벤슨은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IOC 제재는 러시아와 러시아 정부를 향한 징계다. 옳은 판단이라고 본다. IOC는 도핑 조작 사건에 연루되거나 가담하지 않은 러시아 선수들까지 벌주진 않았다”고 평가했다. 벤슨과 호흡을 맞춘 존 잭슨도 “러시아는 이런 결정을 받아도 싸다”며 벤슨의 주장에 동의했다. 프랑스 크로스컨트리 선수 로빈 뒤빌라르는 “IOC 결정에 동의한다. 러시아의 모든 선수를 징계하지는 않은 것 아닌가”라며 IOC가 도핑 스캔들과 무관한 러시아 선수들을 구제한 부분을 강조했다. 소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던 뒤빌라르는 러시아의 메달 박탈과 함께 은메달을 받게 됐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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