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권준영기자] 방송가가 '표절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tvN 새 주말드라마 '화유기'가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6일 tvN 관계자는 다수의 언론을 통해 tvN '화유기' 티저 영상이 영화 '콘스탄틴'을 표절했다는 의혹에 대해 "해당 영상은 본편 영상이 아닌 첫 방송 전에 시청자들의 관심과 흥미를 끌기 위한 티저 영상으로, 영상 속 한 장면을 영화 '콘스탄틴'의 상징적인 장면을 오마주해 촬영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콘슨탄틴'의 상징적인 장면이라 제작하는 입장에서는 누구나 오마주했다는 걸 알아볼 거로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4일 공개된 '화유기' 우마왕 티저에서 우마왕은 피 혹은 진흙 같은 찐득한 액체를 발끝에서 흘리며 등장한다. 이는 '콘스탄틴'에서 루시퍼가 등장하는 장면과 거의 흡사하다. 루시퍼는 발끝에서 타르를 떨구며 등장한다.


이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화유기'의 우마왕(차승원 분)의 모습과 키아누 리브스 주연 영화 '콘스탄틴' 속 루시퍼(피터 스토메어 분)의 등장 장면이 매우 유사하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면서 논란이 제기됐다.


콘셉트가 요괴의 왕 우마왕과 악마의 왕 루시퍼라는 점이 흡사하지만 발끝에서 찐득거리는 액체를 떨어뜨리며 등장한다는 세세한 부분까지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두 캐릭터의 영상 속 구도까지 지나치게 비슷해 네티즌들은 표절이 아니냐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


방송가의 표절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방송 프로그램은 명확한 표절 가이드라인이 없어 시비를 가리기 어렵다. 과거 MBC 드라마 '여우와 솜사탕'이 김수현 작가의 '사랑이 뭐길래'를 표절해 법원에서 "저작권 침해가 인정된다"는 판정을 받았고, 2009년 KBS가 표절 시비가 붙은 드라마 '매거진 알로'의 편성을 취소한 게 표절 논란의 시비를 가린 정도다.


또한 tvN '응답하라 1994'는 일본 대표 만화가 아다치 미츠루의 'H2' '터치'의 상황 설정과 장면 등을 유사하게 제작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극중 나정(고아라 분)이 오빠의 기일에 야구 모자를 깊숙히 눌러쓰고 등장하는 장면 등은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에 나오는 장면과 매우 유사하다.


당시 신원호 PD는 "아다치 작품을 참고한 것은 아니지만 드라마 속 첫사랑의 감정이 아다치 작품의 정서와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다"고 표절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표절은 당사자들이 인정하지 않는 이상 그 경계를 명확하게 구별하기란 쉽지 않다.


창작자들 역시 "하늘 아래 100% 새로운 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공유된 네트워크 안에서 글을 쓰거나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관행이 늘면서 100% 새로운 창작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 표절은 배타적으로 배척해야 하지만 우연치 않게 분위기가 비슷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시비를 가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중문화계에 만연한 도덕불감증 탓에 작가를 지망하는 창작자들은 눈물을 흘리고 있다. 표절 논란 자체가 결국 창작자 모두에게 피해를 준다는 점에서 더욱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kjy@sportsseoul.com


사진ㅣ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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