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신태용 감독, 세르비아전 앞두고...열혈 독려!
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지난 11월13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14일 예정된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공식 훈련을 앞두고 선수들을 불러모아 독려하고있다. 2017.11.13. 울산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울산=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지마. 그러면 프레싱이 안 된다고.”

칼바람이 분 4일 울산종합운동장. 2018 러시아 월드컵 조 추첨을 마치고 다시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을 대비하는 A대표팀에 합류한 신태용 감독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24명이 절반으로 나뉘어 미니게임을 진행했을 때였다. 평소처럼 실전 분위기로 미니게임을 하지 않았다. 신 감독은 수비에서부터 공격으로 가는 볼 전개 과정마다 선수들의 위치와 동선을 두고 직접 시범을 보였다. 대충 넘어가지 않았다. 선수 한 명, 한 명 받아들이는 정도를 파악하면서 자신의 주문을 완벽하게 숙지하도록 했다.

‘신태용호’가 마침내 완전체가 됐다. 전날 울산에서 FA컵 결승을 치른 이정협이 경기를 마치고 곧바로 대표팀에 합류한 데 이어 이날 오후 J리거 3총사(장현수, 김진현, 정승현)가 합류해 24명 전체가 처음 모였다. 모스크바에 다녀온 신 감독도 전날 밤늦게 울산으로 복귀해 코치진과 간단하게 미팅한 뒤 잠을 청했다. 신 감독은 독일, 멕시코, 스웨덴 등 대륙별 강자와 한 조에 묶였으나 토니 그란데 수석코치, 하비에르 미냐노 피지컬 코치가 “기 죽지말고 자신있게 하자고 하더라”며 웃었다. 선수단 미팅에서도 굳이 조 추첨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 그는 “어차피 선수들 모두 조 추첨을 TV로 다 지켜봤고 나름대로 생각했을 것”이라며 “나 없을 때 고려대와 평가전을 치른 영상을 보고 잘 안 된 점에 대해서만 주문했다”고 말했다. 다만 신 감독이 월드컵 조 추첨을 통해 한 번 더 되새긴 것은 동아시안컵 역시 본선에 대비하는 실용적인 무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부분이다. 우승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비진의 주력 멤버들을 사실상 월드컵 멤버로 꾸린만큼 조직적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신 감독은 고려대전을 복기하면서 동아시안컵은 물론 월드컵 본선에 대비한 실용적인 압박 전술을 선수단에 심고자 애썼다. 도르트문트 시절 위르겐 클롭 감독의 상징과 같은 ‘게겐 프레싱’, 2002 한·일 월드컵 때 ‘히딩크호’가 선보인 협동심을 앞세운 유기적인 프레싱과 닮았다. 수비진을 올려 2선과 간격을 좁히면서 최전방서부터 기동력과 체력을 바탕으로 상대 공을 탈취하도록 하면서 속도와 타이밍, 예측 등 세 가지 요소를 강조했다. 신 감독은 오른쪽에서 호흡을 맞춘 이재성, 최철순을 가리키며 “고려대전에서 철순이가 (2선으로 올라와) 상대를 압박했을 때 재성이도 함께 눌러줬어야 한다”며 동선 하나하나를 지적했다. 또 2선의 수비 요원들에겐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면 압박이 이뤄지지 못한다. 상대가 공을 잡았을 때 가까운 쪽으로 움직이면서 협동해서 눌러라. 멀리 있는 사람은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격수들에겐 무의미하게 공을 지닌 상대 수비수에게 달려가지 말고 공의 동선을 예측하면서 압박하는 요령을 터득하게 했다. 동아시안컵을 모의고사로 삼는 신 감독으로서는 우리보다 한 수 위인 상대와 겨뤄야 하는 월드컵에 대비해 자신의 축구 철학을 확실하게 공유하도록 이끌었다.

앞서 진행된 패턴 플레이에서도 약속한 움직임을 강조했다. 페널티박스 좌, 우에서 크로스를 통해 중앙 요원들이 공격에 가담하는 패턴 훈련이었다. 이때 크로스 방향과 공격수들의 위치 선정을 두고 약속한 움직임을 강조하면서 여러 차례 같은 과정을 반복했다. 신 감독의 색깔 입히기가 본격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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