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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황재균, 강민호, 손아섭. 사진제공 | kt, 삼성, 롯데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매해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둘러싸고 ‘거품 논란’이 일고 있지만 구단은 KBO리그에서 검증이 끝난 대어급 선수들에겐 아낌없는 투자를 한다. 올해 스토브리그에서도 황재균(kt·총액 88억 원)과 강민호(삼성·총액 80억 원), 손아섭(롯데·98억 원)이 대형 FA 계약에 성공했다. 해당 선수들의 능력에 대한 믿음과 높은 기대치가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잠잠하던 FA 시장에 불을 지핀 황재균은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치고 kt에 새 둥지를 틀었다. 빅리그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황재균은 KBO리그에선 검증을 마친 수준급 타자다. 통산 10시즌 동안 1184경기에 나서 타율 0.286, 115홈런, 594타점을 기록했으며 공수를 겸비한 내야수로 평가 받고 있다. 미국 진출 직전인 2016시즌에는 27홈런, 25도루를 달성하며 호타준족의 상징인 20(홈런)-20(도루) 클럽에도 가입했다. kt 임종택 단장은 황재균 영입 당시 “팀의 취약 포지션인 3루수 보강 및 중심 타선에서의 활약을 기대하며, 고참급 선수로서 젊은 선수들의 본보기가 되어 주기를 바란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임 단장의 말처럼 kt의 약점은 3루였다. 2017시즌 도중 윤석민이 합류해 3루수로 뛰었지만 수비보단 타격에 비중이 높았고, 전문 3루수가 아니었다. 황재균의 합류로 kt는 3루수에 대한 고민을 일거에 씻어내게 됐다. 스타성이 있는 황재균의 활약은 kt의 성적 뿐 아니라 흥행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4시즌을 뛰었던 롯데를 떠나 삼성에서 뛰게 된 강민호 역시 삼성의 취약한 부분을 모두 보완하는 영입으로 평가 받고 있다. 삼성은 강민호가 시즌 종료 후 이승엽의 은퇴로 헐거워진 중심 타선은 물론 2% 부족한 센터라인을 두껍게 해 줄 것으로 믿고 있다. 믿음직한 백업 포수가 부족했던 롯데에서 사실상 풀타임 포수로 활약하며 체력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던 강민호는 삼성에서 보다 여유로운 상황 속에 경기를 소화할 수 있게 됐다. 삼성엔 지난 시즌까지 주전 포수로 뛴 이지영을 비롯해 권정웅, 김민수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포수들이 여럿 있다. 강민호는 다른 포수들과 로테이션으로 경기에 출전하며 체력 관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넓은 사직 구장에서 타자 친환경적인 라이온즈 파크를 홈구장으로 쓰게 된 점도 강민호의 공격력이 극대화 될 수 있는 요소다.

황재균과 강민호에 이어 3번째 대형 계약을 터뜨린 손아섭은 의심할 여지 없는 대체 불가 자원이다. 롯데가 황재균과 강민호보다 손아섭을 협상 최우선 순위로 둔 것도 이를 방증한다. 2007년부터 롯데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손아섭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염두에 두기도 했지만 결국 롯데에 남았다. 손아섭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지난 2010시즌부터 8시즌 연속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고, 지난해와 올해 144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철인의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는 커리어 최초로 20(홈런)-20(도루)을 달성했고, 커리어 최다인 193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안타 부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빼어난 수비력도 겸비하고 있는 손아섭은 큰 변수가 없는 한 2018시즌에도 롯데의 핵심 전력으로 공격을 이끌 전망이다.

최근 FA 대박을 터뜨린 KIA 최형우, LG 차우찬, NC 박석민, 두산 장원준 등은 투자가 아깝지 않을만큼 활약을 했고 미래에 대한 기대감도 키웠다. 과연 황재균과 강민호, 손아섭도 성공한 특급 FA로 남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superpow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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