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원준
2일 잠실구장에서 2017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선발투수 고원준이 3회 투구 후 더그아웃으로 들어오고 있다.2017. 4. 2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KBO리그 각 구단은 매년 11월 25일까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보류선수 명단을 제출한다. 이듬해 재계약 대상자들을 KBO에 공표한 후 본격적인 연봉협상에 들어간다. 더불어 재계약 명단에서 제외된 선수는 방출 통보를 받는다. 때문에 고연차 2군 선수들에게 매년 11월은 공포의 달이다. 한편에선 대형 프리에이전트(FA)들이 수십억원대의 계약을 맺으며 스토브리그를 후끈 달아오르게 하지만 또 다른 곳에선 서늘한 칼바람이 분다.

올해는 칼바람의 강도가 더 세다. 베테랑 선수뿐이 아니라 20대 선수들에게도 방출통보가 가고 있다. KBO리그 통산 우타자 촤다안타(2105개)를 기록한 정성훈(37), 2년 전 도루 41개를 기록한 김종호(33), 지난해 1군에서 73경기를 소화한 박종윤(36)과 같은 베테랑 외에도 고원준(27), 이재곤(29), 안규영(29), 이범준(28) 등 불과 몇 년 전까지 유망주로 분류됐던 선수들도 새 팀을 찾아야 하는 처지다.

그만큼 각 구단의 전략이 변했다.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선수들의 몸값을 고려해 선수 육성에도 ‘선택과 집중’이 요구된다. 좀처럼 성장하지 못한 20대 후반 선수들을 붙잡고 있기 보다는 20대 초반 저연차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준다. 한 구단 관계자는 “FA와 외국인선수들의 연봉이 매년 오른다. 하지만 구단이 선수들에게 지급할 수 있는 돈은 한정돼 있다. 어쩔 수 없다. 선수들의 몸값이 오르는 만큼 선수단 규모를 줄여야 한다. 예전에는 육성선수까지 100명이 넘는 구단도 있었으나 앞으로는 그런 모습을 보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보류선수 명단 제외가 야구 인생의 마침표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김승회(36)는 지난해 11월 SK로부터 방출통보를 받았으나 친정팀 두산으로 돌아와 2017시즌 69경기 69이닝 11홀드를 기록했다. 뒤늦게 FA도 신청했다. FA 이적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지만 어쨌든 재기에 성공하며 반전을 이뤘다. 하지만 김승회와 같은 경우가 자주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보류선수 명단 제외와 함께 그대로 사라지는 경우가 더 많다. 지난해 보류선수 명단에서 빠진 국내선수 40명 중 새 유니폼을 입은 선수는 5명도 안 된다.

한편에선 퓨처스리그 경기수 확대와 3군 리그 확립 등을 주장한다. 하위리그 경기수가 늘면 그만큼 2, 3군 선수들의 활용도도 높아지고 이들이 반등할 확률도 올라간다는 얘기다. 그러나 구단의 긴축재정 대상 1순위는 2, 3군이다. 특급 선수들의 몸값은 치솟고 모그룹의 야구단을 향한 자립요청은 날로 거세지는 가운데 20대 선수들에게도 방출의 칼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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