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APBC 일본대표팀, 도쿄돔 훈련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일본대표팀이15일 일본 도쿄돔에서 공식훈련을 하고 있다. 한국 야구국가대표팀은 16일 도쿄돔에서 일본과 예선 1경기를 17일 대만과 두 번째 경기를 치른 뒤 결승에 진출할 경우 19일 우승을 위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2017. 11. 15. 도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도쿄=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냉정히 말해 고척돔은 30년 된 도쿄돔보다 못하다. 규모의 차이를 떠나 팬, 선수, 관계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모든 부분들이 떨어진다. 고척돔이 한국 최초의 돔구장이란 상징성은 있지만 최신식 혹은 최고 구장이라고 평가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다.

도쿄돔이 개장한지 약 28년 만에 고척돔이 문이 연 것을 고려하면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다. 고척돔이 도쿄돔과 흡사한 부분은 돔구장이란 것 단 하나 뿐이다. 입지와 편의시설, 야구뿐이 아닌 문화공연 장소로서의 확장성 등을 비교하면 시간의 차이가 무의미해진다. 고척돔 건설에 앞서 벤치마킹이 전무했다는 게 확연히 드러난다.

가장 큰 차이점은 교통이다. 매일 수만 명이 찾는 야구장이기 때문에 대중교통 편의성은 필수요소다. 도쿄돔은 근처에는 가스가역, 고라쿠엔역, 스이도바시역 등 지하철역만 세 개에 달한다. 각각 노선이 다르기 때문에 도쿄 어디에 거주하든 쉽고 빠르게 도쿄돔을 찾을 수 있다. 이를 서울에 대입하면 돔구장 근처에 1호선부터 6호선까지 총 6개 노선이 깔려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반면 고척돔은 지하철로는 1호선 구일역, 버스로는 동양미래대학 정류장 밖에 없다. 대중교통이 아닌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항상 정체인 서부간선도로를 통과해야 한다.

동선과 편의시설의 차이는 더 크다. 선수단은 홈팀과 원정팀이 명확하게 구분된 버스 출입구를 통해 움직이며 도쿄돔에 들어서자마자 라커룸·더그아웃과 마주한다. 팬은 어디서든 걸어서 지체 없이 도쿄돔 모든 시설을 이용한다.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를 거치지 않고는 야구장에서 지하 식당가로 이동할 수 없는 고척돔과는 천지차이다. 취재진을 비롯한 관계자에게는 별도의 출입구가 마련되어 있다. 이 출입구를 통하면 걸어서 신속하게 그라운드와 기자석을 오갈 수 있다.

도쿄돔 호텔을 비롯해 복합 엔터테인먼트 시설인 도쿄돔 시티, 고라쿠 공원 등이 도쿄돔을 둘러싸고 있다. 야구나 문화공연을 즐기기에 앞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설이 가득하다. 고척돔은 구장 근처에 갈만 한 곳이 지하상가와 구장 밖 동양미래대학 식당가가 전부다. 대학 식당가는 가족보다는 대학생을 주고객으로 삼고 있다.가족 단위로 고척돔을 찾기에는 교통과 편의시설 등 여러 부분이 빈약하다.

서울시는 당초 고척돔을 동대문구장을 대체할 아마추어 전용 구장으로 설정했다. 하지만 건설과정에서 수차례 계획이 바뀌었고 결국 6년 7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거쳐 넥센이 사용하는 프로 구장이 됐다. 2015년 11월 4일 개장 후 야구 외에 공연과 종교행사 등이 자리 잡으며 서울시는 2016년과 2017년 2년 연속 흑자를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고척돔을 서울을 대표하는 시설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좌석규모부터 도쿄돔의 3분의 1도 되지 않으며 무엇보다 고척돔에 생계가 걸린 고척돔 지하상가 상인들은 누적된 적자와 매 년 줄어드는 손님규모에 눈물을 삼키며 가게 문을 닫는 실정이다. 이제는 고척돔 지하상가에서 문을 연 가게를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다.

서울시는 코엑스~잠실종합운동장 일대 지구단위 계획 변경을 발표하며 잠실 신구장 건축과 자리 이전을 예고했다. 기존 잠실구장보다 규모가 큰 신구장을 한강이 보이는 곳에 지을 예정이다. 2021년 착공,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삼았다. 새로 지어질 잠실구장은 규묘와 교통, 동선과 편의시설 등을 모두 아우르는 서울의 랜드마크가 되기를 바란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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