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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여의도 고등학교에 수능이 연기돼 휴교한다는 공지가 붙어 있다.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스포츠서울 임홍규기자] 지난 15일 경북 포항을 강타한 지진으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일주일 연기되면서 수능 마케팅을 준비하던 유통업계가 급하게 관련 행사를 미루는 등 혼란을 겪고 있다. 실제로 유통 및 외식업체들은 수능 시험을 마친 수험생과 가족들을 겨냥한 할인 행사와 이벤트 등을 23일 이후로 연기하거나 행사기간을 늘려 이를 다시 공지하고 있다. 16일 수능에 맞춰 홍보와 식재료 등을 준비했기 때문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프랜차이즈 업계, 수능 이벤트 일정 변경

본죽을 운영하는 본아이에프는 16일까지 진행하기로 했던 ‘수능 대박 기원 불낙죽 모바일 프로모션’을 23일까지 연장 진행한다. 본아이에프 관계자는 “수능 연기로 인해 혼란스러울 수험생들을 위해 마지막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당 프로모션 연장 진행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본죽의 경우 수능 당일 점심을 위해 죽 같은 간편식을 예약 주문했던 수험생이나 부모들도 예약을 연기하거나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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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는 연기된 수능에 맞춰 행사를 연기하고 있다. 사진은 변경된 일정이 표기된 이디야커피의 행수능 이벤트 포스터. 제공 | 이디야

커피 등 다른 프랜차이즈 업계도 수능 이벤트를 연기했다. 이디야커피는 16일 예정돼 있던 2만잔의 음료 증정 이벤트를 23일로 연기했다. 엔제리너스커피도 수험표를 제시하면 바리스타 제조 음료 50% 할인해주는 행사를 오는 23일부터 29일까지로 변경했다. TGI 프라이데이스도 수험표를 제시하면 모든 메뉴를 최대 4개까지 40% 할인해 이벤트 기간을 오는 23일부터 12월 22일까지로 조정했다. 도미노피자도 베스트피자 3종에 대해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수능 프로모션’을 연기된 수능 전날과 당일인 22일과 23일 이틀 동안 실시한다고 다시 공지했다.

이런 가운데 부득이 하게 행사 기간을 유지하는 업체도 있다. bhc치킨은 이날부터 온라인쇼핑몰 11번가에서 해바라기 프라이드치킨 세트를 9900원에 1만개 한정 판매하는 이벤트를 계획대로 진행한다. 11번가와 계약이 돼 있어 취소가 어려운 데다가 일반 고객도 대상이기 때문에 굳이 변경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빚은 등은 수능 기획 상품 판매를 다음 주 수능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이마트는 초콜릿 등 일부 상품 할인 행사를 1주일 더 진행한다. 한식뷔페 풀잎채는 16일부터 26일까지 진행하기로 했던 수험생 50% 할인 이벤트 기간을 30일까지로 연장했다.

◇공연 일정 조율…곤혹스러운 백화점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은 모두 수험표를 지참한 고객 대상 할인 행사를 일주일 연기했다. 롯데백화점은 애초 16일부터 19일까지 진행할 예정이었던 이지·영 캐쥬얼 브랜드 30% 할인 행사를 23일부터 26일까지로 조종했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수능 수험표를 지참한 수험생들에게 의류와 화장품 등을 할인 판매하는 이벤트를 일주일 연기했다.

할인 행사 기간은 쉽게 조정할 수 있지만 기존 행사 기간에 맞춰 준비한 입시 설명회와 공연 등은 다시 일정을 조율해야 해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시험 하루 전인 15일 전격적으로 이뤄진 연기 결정이라 조율할 수 있는 시간이 넉넉하지 못하다.

2018학년도 정시 지원 전략 설명회와 영화 시사회를 준비한 현대백화점의 경우 일정 중 일부가 연기된 수능 전에 잡혀 있어 다시 일정을 조정해야 하는 입장이다. 신세계백화점도 예비 대학 새내기를 위해 17∼19일 진행할 예정이던 메이크업쇼 일정 조정에 나섰다. 이와 관련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수능 연기가 전날 저녁에 갑자기 결정돼 16일부터 수능과 관련된 이벤트 일정을 다시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업계·테마파크 대응책 마련나서

하나투어는 수능 이후 가족 여행 계획을 잡았던 고객이 계약을 취소할 경우, 위약금을 물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여행을 가는 가족 구성원 중 어느 범위까지 위약금이 면제될지는 현재까지 미정이다. 대한항공은 국내선과 국제선 전 항공편에 대해 일주일간 항공권 변경·환불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결정했다. 에버랜드 자유이용권 등이 포함된 ‘해피 메모리즈’ 패키지를 판매한 신라스테이도 수능 연기로 인해 예약 취소나 날짜 변경을 원할 경우 위약금 없이 처리해줄 예정이다.

에버랜드는 16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수험생에게 64% 할인 혜택을 줄 예정이었으나, 변경된 수능일인 23일부터로 행사 시작일을 변경했다. 롯데월드는 수험표를 지참한 수험생에게 할인 이벤트의 행사 종료일을 1주일 미뤘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6일 오전 6시 기준으로 현재까지 부상자수 57명, 이재민수 1536명으로 집계했다. 같은 시간 포항시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잠정 지진피해액은 69억1100만원에 이른다.

hong7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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