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밝게 미소 짓는 손흥민
손흥민(왼쪽)과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한국-콜롬비아 최종 훈련에 나타났다.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누구의 왼발이 폭발할 것인가.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내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 확정 뒤 첫 홈 평가전을 치르는 가운데 양국 에이스의 화력 대결이 시선을 모으고 있다. 그라운드의 열기를 뜨겁게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은 역시 스타 플레이어의 골폭풍이다. 그런 면에서 한국의 에이스 손흥민과 콜롬비아의 킬러 하메스 로드리게스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두 공격수의 왼발을 주목해야 한다.

한국과 콜롬비아는 10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지난 2005년 1월 이후 12년 10개월 만에 A매치를 치른다. 이번 평가전이 과거 맞대결보다 더 특별한 이유라면 두 나라 모두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은 상태에서 벌이는 소중한 모의고사란 점이다. 지난 8월 출항 뒤 4경기 2무2패에 그쳐 몰매를 맞고 있는 신태용호는 콜롬비아전을 통해 경기력과 팬심을 모두 되찾겠다는 각오다. 콜롬비아는 내년 월드컵에서 아시아 국가와 붙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12개국에서 정예 멤버들을 끌어모아 한국전을 준비하고 있다.

콜롬비아가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은 홈 이점을 노려 분전을 다짐하고 있다. 두 팀의 공통점이라면 1~2선을 전천후로 오가는 확실한 간판스타가 있다는 점이다. 한국엔 잉글랜드 토트넘에서 아시아 선수 프리미어리그 통산 최다골(20골) 신기록을 수립한 손흥민이 있다. 콜롬비아엔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5경기 전부 골을 넣어(6득점) 콜롬비아의 축구 영웅으로 떠오른 하메스가 컨디션을 가다듬고 있다. 신태용호는 토니 그란데 기술 코치와 하비 미냐노 피지컬 코치가 등 새로 수혈한 스페인 출신 두 지도자가 하메스의 플레이를 분석, 비디오를 통해 집중 대비했다. 콜롬비아 입장에서도 경계대상 1순위는 당연히 손흥민이다. 토트넘에서 해리 케인, 델레 알리 등으로 상대 수비수들이 분산되는 것과 달리 대표팀에선 2~3명의 마크맨이 손흥민을 에워싸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이번 격돌에선 두 골잡이의 왼발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손흥민은 한국 선수들의 장점은 전형적인 양발잡이지만 최근엔 왼발을 통해 웃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 터트린 프리미어리그 두 골이 모두 왼쪽 발에서 나왔다. 지난 달 22일 강호 리버풀과의 홈 경기에서 케인의 어시스트를 페널티킥 지점에서 왼발로 침착하게 차 넣어 올시즌 프리미어리그 마수걸이포를 넣은 그는 2주 뒤인 지난 5일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아크 정면 벼락 같은 왼발 감아차기로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하며 2호골을 성공시켰다. 콜롬비아전을 앞두고 소속팀에서 골 감각을 끌어올려 A매치 부진을 떨쳐낼 준비를 마쳤다. 하메스의 왼발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그는 브라질 월드컵 때 넣은 6골 중 4골을 왼발(1골은 헤딩, 1골은 오른발)로 꽂아넣었다. 특히 우루과이와 16강전에서 터트린 180도 왼발 터닝 골은 그를 FIFA가 한 해 가장 멋진 골을 뽑아 시상하는 ‘푸스카스상’ 주인공으로 이끌었다.

이번 맞대결에서도 둘은 사실상의 프리롤 역할을 부여받아 자유롭게 움직일 전망이다. 대표팀에서 왼쪽 날개로 줄기차게 출전했던 손흥민은 이번 콜롬비아전에선 토트넘의 최근 전술과 비슷한 3-5-2 포메이션의 투톱 중 하나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에선 좀처럼 슛 찬스를 잡지 못하는 그의 활용법을 높이기 위해 신 감독이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메스는 예상대로 스페인 비야레알의 공격수 카를로스 바카 뒤를 받치는 레프트 윙에 배치된다. 킥오프 땐 왼쪽에 포진하지만 아크 정면 등 중앙에서도 곧잘 득점하는 게 그의 스타일이다.

둘의 킬러 대결을 포함한 이날 경기는 지난 2014년 10월 코스타리카전 이후 처음 벌어지는 수준급 상대팀과의 평가전이다. 빅매치에 목마른 국내 축구팬 가슴을 움직일 좋은 콘텐츠가 될 것으로 보인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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