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4번홀 티샷후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슈퍼 루키’가 아닌 ‘슈퍼스타’였다. 박성현(24)이 드디어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그것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 최초로 세계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박성현은 6일 발표된 세계 랭킹에서 지난주 2위보다 한 계단 오른 1위에 자리했다. 랭킹 포인트 8.4056점이 되면서 8.3818의 유소연을 약 0.02점 차로 앞질렀다. 박성현은 지난주 한국에서 열린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 출전하느라 일본 이바라키현에서 열린 LPGA 투어 토토 재팬 클래식에 출전하지 않았으나 이 대회에 나갔던 유소연이 공동 33위에 그친 바람에 역전에 성공했다. 유소연은 19주 연속 1위를 지켜오다 20주째 1위를 이어가지 못하고 박성현에게 영예의 자리를 내줬다.

이로써 박성현은 LPGA 투어에서 신인으로는 최초로 세계 1위에 오르는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종전까지는 데뷔 2년 차에 세계 1위에 오른 신지애(29)와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가장 빨랐다. 한국 선수가 여자골프 세계 1위가 된 것은 신지애, 박인비, 유소연에 통산 네 번째다. 유소연은 2012년 LPGA 투어에 진출해 그해 신인상을 받았지만, 세계랭킹 1위에는 데뷔 5년 만에 올라섰다. 골프여제 박인비도 2007년에 LPGA 투어에 데뷔, 2013년에 처음으로 세계랭킹 1위에 등극했다.

박성현이 이처럼 초고속으로 세계 1위를 정복한 것은 LPGA 투어에 데뷔했을때 간간이 출전했던 LPGA 투어에서 거둔 성적으로 이미 세계랭킹 10위에 올라있어 가능했다. 박성현은 2016년 LPGA 메이저대회에서 준우승 1회, 3위 1회, 6위 1회 등의 성적을 내며 경쟁력을 인정받은 뒤 올해 LPGA 투어에 화려하게 데뷔해 7월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첫 우승을 신고했다. 기대했던 것보다 늦은 감은 있었지만 첫 우승 전에도 준우승 1회, 3위 1회, 4위 2회 등 정상권을 맴돌았으며 8월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2승째를 달성했고 국내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세계랭킹 1위 등극을 눈 앞에 두고 있었다. 박성현은 “세계랭킹 1위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벅차다. 하지만 골프엔 끝이 없다”며 “아직 부족한 것이 많다. 선수로서 더 많이 고민하고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성현은 이번 시즌 상금 216만 달러를 벌어 유일하게 200만 달러를 돌파하며 상금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신인상은 이미 지난 10월에 수상을 확정했다. 또 올해의 선수와 평균타수 부문에서도 2위에 올라있어 주요 타이틀 4관왕의 가능성도 높이고 있다. 박성현이 4관왕에 오르면 1978년 낸시 로페즈(미국) 이후 39년 만에 올해의 선수· 최저타수상· 상금왕· 신인상을 석권하는 선수가 된다. 박성현은 8일 중국에서 개막하는 LPGA 투어 블루베이 LPGA에서 세계 1위 자격으로 처음 대회에 출전한다.

ink@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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