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쇼트트랙 대표팀 빅토르 안(32·한국명 안현수)은 한국 빙상의 ‘아픈 손가락’이다.

1985년 한국에서 안현수라는 이름으로 태어난 빅토르 안은 쇼트트랙 강국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스케이터로 이름을 날렸다.

그는 만 16세의 어린 나이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 참가해 김동성의 뒤를 잇는 차세대 스타로 발돋움했고,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선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하며 남자 쇼트트랙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그러나 파벌 논란과 부상, 소속 팀 해체, 국가대표 선발전 탈락 등 여러 가지 악재가 겹치며 그는 2011년 러시아로 귀화했다.

빅토르 안은 러시아 귀화 후 ‘한물갔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오뚝이처럼 일어나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에 비수를 꽂았다.

그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남자 500m, 1,000m, 5,000m 계주에서 금메달, 1,5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러시아에 메달 꾸러미를 안긴 빅토르 안은 영웅의 칭호까지 받았다.

빅토르 안은 소치 동계올림픽 이후 고질적인 무릎 부상 여파로 은퇴를 고심하다, 조국에서 열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밟겠다며 다시 스케이트를 고쳐 맸다.

지난해 초까지 재활에 전념했던 빅토르 안은 1년 전부터 본격적인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현재 몸 상태는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평창올림픽 출전권 획득도 쉽지 않다.

그는 지난달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제1차 쇼트트랙 월드컵대회 남자 1,500m에서 2차 예선 탈락의 쓴맛을 봤고, 1,000m에선 3차 예선에서 떨어졌다.

네덜란드에서 열린 제2차 대회에서도 1,500m 1차 예선 탈락, 1,500m 3차 예선 낙마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일단 빅토르 안은 9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ISU 제3차 쇼트트랙 월드컵대회와 16일부터 서울에서 개최하는 제4차 대회에서 평창올림픽 쿼터를 획득해야 한다.

평창올림픽 출전권은 1~4차 월드컵대회 합산 성적으로 국가별 쿼터가 나간다. 1,2차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빅토르 안에겐 쉽지 않은 도전이다.

쇼트트랙 여자부의 최대 적수는 영국의 엘리스 크리스티(27)다. 그는 지난해 12월 강릉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테스트이벤트에서 두 차례 열린 여자 1,000m에 모두 출전해 우승했다.

1차 레이스에선 심석희(한국체대)를 꺾었고, 2차 레이스에선 최민정(성남시청)을 눌렀다.

안방에서 메달밭이라 불리는 여자 1,000m 금메달 2개를 모두 헌납해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은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크리스티는 지난 3월 2017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심석희-최민정 쌍두마차를 꺾고 종합우승을 차지해 최대 적수로 떠올랐다.

그는 1~2차 월드컵대회에서 눈에 띌만한 성적은 내지 못했지만, 컨디션이 올라오는 내년 2월엔 제 실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최민정도 “원래 유럽권 선수들은 몸이 늦게 올라오는 편”이라며 “크리스티 등 외국 선수들은 평창올림픽에서 절정의 컨디션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자 쇼트트랙엔 15세 10개월의 나이로 2006년 토리노 올림픽 여자 계주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던 이탈리아 아리안나 폰타나(27)도 출전한다.

그는 2006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500m 동), 2014년 소치(500m 은, 1,500m 동, 계주 동)에 이어 4개 대회 연속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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