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전북 이동국의 200호골, 새로운 전설 세웠다!
전북 이동국이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36라운드 제주전에서 3-0 승리의 쐐기골이자 우승 확정골, 개인 통산 200호골을 넣은 뒤 리오넬 메시처럼 유니폼 상의 벗어 서포터 앞에서 흔들고있다. 전주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전주=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 ‘내가 전북의 메시다.’

이동국(38·전북)은 역시 달랐다. 그의 헤딩슛이 제주 골망을 출렁이자 ‘전주성’의 축제 분위기는 클라이맥스에 달했다. 곧바로 A매치에서나 볼 수 있는 파도타기 응원이 펼쳐졌다. 전북의 K리그 클래식 통산 5번째 우승이 완성된 순간이었다.

전북이 K리그 클래식 5번째 우승을 일궈낸 순간은 ‘레전드’ 이동국이 K리그 사상 첫 200골을 달성해 더욱 빛났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36라운드 제주와의 홈 경기에서 후반 1분 터진 미드필더 이재성의 선제골과 후반 21분 이승기의 추가골, 그리고 후반 33분 폭발한 이동국의 쐐기골에 힘입어 3-0으로 완승했다. 전북은 이날 승리로 21승9무6패(승점 72)를 기록, 추격자 제주(승점 65)를 7점 차로 따돌리고 2009년과 2011년, 2014년, 2015년에 이은 5번째 별을 달았다. 21세기 K리그 최고의 팀임을 증명했다. 제주는 이날 적지에서 전북을 제압할 경우 내달 두 경기를 통해 역전 우승의 희망을 품을 수 있었으나 고개를 숙였다.

전반을 정중동의 행보 속에 0-0으로 마친 전북은 후반 시작과 함께 드라마를 써나갔다. 지난 22일 강원 원정에서 어시스트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컨디션을 바짝 끌어올린 이재성이 후반 1분 만에 장신 공격수 김신욱의 헤딩 패스를 감각적인 왼발 발리슛으로 연결, 닫혔던 원정팀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후반 13분 제주 수비수 박진포가 경고누적으로 레드카드를 받았고 승기를 확신한 최강희 전북 감독은 후보 명단에 있던 이동국을 터치라인 앞에 세웠다. 전주성 관중도 “이동국”을 연호하며 그의 투입을 기다렸다. 전북은 이동국이 들어가자마자 미드필더 이승기의 왼발 슛이 터져 2-0으로 앞서고 우승 문턱을 넘어섰다. 이후에도 쉴 새 없이 제주를 몰아세우던 전북이 3번째 골로 웃었다. 주인공은 바로 이동국이었다.

문전에서 기회를 엿보던 이동국은 외국인 공격수 로페즈가 페널티지역 왼쪽 끝에서 볼을 악착같이 잡아 크로스를 띄우자 번개처럼 쇄도해 머리로 받아넣었다. 전주성의 열기가 활화산처럼 활활 타올랐다. 그의 세리머니는 팬들을 더욱 감격하게 만들었다. FC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가 지난 4월 레알 마드리드와의 ‘엘 클라시코’ 라이벌전 원정 경기에서 골을 넣고 상대팀 팬 앞에서 했던 세리머니와 똑같았기 때문이다. 레알 마드리드의 아이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역시 바르셀로나전에서 득점하고 같은 세리머니로 맞대응했다. 다만 이동국은 도발적이었던 메시나 호날두와 달리 홈팬 앞에서 등번호 20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들어올렸다. 포철공고를 졸업하고 지난 1998년 만 19세에 포항 소속으로 K리그에 데뷔했던 이동국은 이날 제주전 득점을 통해 국내 프로축구 통산 200골이란 전인미답의 경지에 올랐다. 첫 팀 포항에서 47골을 넣은 그는 군팀 광주 상무에서 15골, 성남에서 2골을 기록했다. 2009년 전북 입단 뒤 부활의 날개짓을 펼치며 136골을 터트려 200골을 채웠다.

이동국은 올시즌 초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가 주춤하자 전북도 비틀거렸다. 하지만 이동국은 이동국이었다. 자신의 출전 회수가 줄어들었음에도 팀의 최고참으로 선수단을 다독이는 등 헌신의 아이콘이 됐고 여름부턴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탔다. 지난 8월엔 3년 만에 대표팀에 승선해 한국축구의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에도 기여했다. 200호골과 우승으로 2017년에 더 감동적인 ‘해피엔딩’을 이뤘다. 그는 우승 직후 “2009년 전북에 입단한 뒤 팬들의 열정적인 지지와 응원이 있어 내가 이 자리에 있다”며 세리머니의 이유를 밝힌 뒤 “메시나 호날두가 할 때보니 건방져 보이더라(웃음). 경고 하나를 먹더라도 한국에서 첫 번째 세우는 기록이어서 그 세리머니를 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 재계약에 대해선 “내게 2018년은 아직 멀다. (월드컵 출전 등)대표팀도 그렇다”며 “올해 은퇴할 수 있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시즌 끝나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선수 생활 지속을 고민 중임을 시사했다.

silva@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