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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주먹밥 프랜차이즈 ‘봉구스밥버거’의 가맹점주들은 이달 중 본사와 본사 대표를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다.  출처 | 봉구스밥버거 홈페이지 캡처

[스포츠서울 김자영기자]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이 생존을 건 ‘반격’에 나섰다. ‘오너 리스크’, ‘본사 갑질’ 등으로 피해를 본 가맹점주들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 이들은 가맹점주들의 단체인 가맹점주협의회를 중심으로 법적 대응에 나서는 등 스스로의 권리를 찾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유명 주먹밥 프랜차이즈 ‘봉구스밥버거’의 가맹점주들은 이달 중 본사와 본사 대표를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다. 대표가 지난 8월 마약 복용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이후 ‘마약버거’로 불리며 이미지와 매출이 곤두박질치자 손배소에 나서게 됐다. 봉구스밥버거 가맹점주협의회에 따르면 마약 사건 보도 이후 일부 대학가 매장 매출은 30%나 급감했다. 하지만 대표는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만 게재했을 뿐 정작 가맹점주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 한마디조차 없었다. 재발 방지 대책도 전무한 상황이다. 더욱이 본사는 이 사건 이후 브랜드 이미지 회복을 위해 광고를 집행한다며 가맹점주의 광고비 지출 비중을 기존 50%에서 80%로 슬그머니 올렸다고 협의회는 주장했다.

23일 봉구스밥버거 가맹점주협의회 한열 회장은 “대표의 마약 사건을 기사로 접했다. 뒤통수 맞은 기분이었다”며 “이 사건 이후 ‘마약 버거’로 불리는 등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되고, 매출도 떨어졌지만 본사 측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대표가 물러나지 않는 것은 도의적으로도 맞지 않다”며 “애꿎은 가맹점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대표의 성추행 추문으로 매출 직격탄을 맞은 치킨 프랜차이즈 ‘호식이두마리치킨’은 지난달 가맹점주협의회를 발족했다. 치킨 업계에 가맹점주협의회가 탄생한 것은 약 10년만의 일이다. 이들은 최호식 전 회장의 성추행 혐의 이후 가맹본부가 약속한 상생 방안이 미흡하자 협의회를 결성, 단체 행동에 나서게 됐다.

본사의 갑질 등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도 칼을 뽑아 들었다. 앞서 지난 7월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연석회의 등은 피자에땅의 공재기, 공동관 공동대표를 업무방해,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피자에땅 공동대표와 피자에땅 직원들이 가맹점주를 사찰하고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는 등 가맹점주 단체 활동을 방해했다는 게 가맹점주들의 주장이다. 검찰은 현재 이같은 갑질 의혹과 관련해 피자에땅 조사에 착수했다.

다만, 가맹점주들이 보다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가맹점주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세종사이버대학교 외식창업프랜차이즈학과 어윤선 교수는 “가맹점주들이 협의회를 구성해 본사의 문제를 지적하고, 스스로의 권익 보호를 위해 나서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며 “하지만 본사 측이 문제제기를 하는 가맹점주들을 탄압하거나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법적 장치 등의 제도적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sou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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