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권준영기자] 대한민국 배우 중 1인 4역을 해낼 수 있는 배우는 몇이나 될까. 하지만 여기 그것을 성공적으로 해낸 이가 있다. 바로 김현주. 그는 21년간 쉴 틈 없이 팔색조 연기를 펼치며 '명품 배우'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로맨틱 코미디, 청춘물, 사극 등 장르 상관없이 쉼 없이 달려온 그의 발자취를 되짚어봤다.


김현주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연예인이 되고 싶어 방송국을 드나들곤 했다. 고등학교 3학년이던 1995년, 모 잡지사 전속모델 공모에 나섰으나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잡지사에서 다시 연락이 와 "표지모델은 아니지만 헤어스타일이나 화장 코너 모델로 일해보겠느냐"는 제의를 받고 꾸준히 활동을 해나갔으며, 그 덕분에 얼굴이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김현철의 뮤직비디오 '일생을'에 출연하면서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알렸다. 1997년 MBC 미니시리즈 '내가 사는 이유'의 푼수데기 술집 작부 역할을 통해 브라운관 데뷔했다.


꾸준히 안방극장에서 조연을 맡아 인지도를 쌓다가, 2000년 SBS 특별기획 드라마 '덕이'에서 타이틀롤이자 주연인 정귀덕 역으로 열연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 작품으로 같은해 연기대상시상식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후속작 드라마 '상도'와 '그 여자네 집'이 연이어 히트하면서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다가 2002년 SBS 드라마 '유리구두'에서 주인공 이선우 역으로 열연, 다시 한 번 우수연기상과 10대 스타상을 수상하며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드라마에 출연하는데 "김현주가 주인공을 하는 드라마는 중박 이상은 친다"라는 속설이 돌 정도로 출연했던 모든 작품이 흥행했다.


2007년 KBS 드라마 '인순이는 예쁘다'에서 살인 전과자가 되어 세상에 홀로 남겨진 주인공 박인순 역으로 또 한번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2011년 MBC 주말 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에서는 어린 시절 뒤바뀐 운명으로 인해 두 집안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인공 한정원으로 열연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김현주는 배우 커리어에서 유일하게 없었던 '악녀' 이미지에 도전했다. 2013년 JTBC에서 야심차게 선보인 드라마 '궁중잔혹사 - 꽃들의 전쟁'에서 희대의 악녀 귀인 조씨로 열연해 이미지 변신에도 성공한다.


2014년 KBS 주말 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에서 이기적이지만 사랑에는 한없이 더딘 차강심 역으로 활약했다. 2015년 4년 전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배유미 작가의 신작 SBS '애인 있어요'에서 1인 2역(쌍둥이 도해강과 독고용기)을 통해 20년 동안 쌓아온 내면연기로 시청자를 울렸다. 그 결과 2015 SBS 연기대상에서 최우수연기상을 품에 안는 영광까지 누렸다.


거의 매해 한 편 이상의 작품에 출연하며 노력하는 배우로 이름을 알렸고, 특히 출연한 작품은 꾸준히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흥행 보증 수표임을 입증했다.


한때 모든 광고를 꿰차는 CF 퀸이었던 김현주는 자신이 톱이었던 적은 없었다고 말할 정도로 겸손한 자세를 지녔다. 데뷔 초기 CF와 드라마를 비롯해 영화와 예능 등 구분 없이 다수의 활동을 했을 뿐이라며 그 시기가 감사했던 때라고 하면서도, 당시엔 아무런 구체적인 계획없이 소비되는 모습에 고민이 많았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연기생활 21년동안 연기력 논란 한번 없었던 '믿고 보는 배우' 김현주는 수많은 작품에서 제옷을 입은 듯 리얼한 연기를 펼쳐내 호평받았다. 그의 연기 모습은 실제 모습과 비슷해 더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올 수 있었지 않았을까.


미우새_김현주_가로2개씩


지난 15일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서 최초의 미혼 여성 게스트로 출연해 스타의 어머니들을 사로잡은 건 물론, 화제를 모으며 존재감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방송 직후 김현주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지켰나 하면 전국 시청률 20.9%(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김현주는 인기의 부침이 심한 연예계에서 무려 21년 동안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왔다. 이것이 지금까지도 그가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결정적인 비결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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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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