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손승락, 1-0 살얼음 승리를 지켜낸 수호신의 환호!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손승락이 9일 사직 구장에서 진행된 ‘2017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NC와의 2차전에서 1-0으로 앞선 9회 등판해 승리를 지켜낸 뒤 팔을 벌려 환호하고있다. 2017.10.09. 사직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사직=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공룡’만 만나면 한없이 작아지던 ‘거인’은 이제 없다. NC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1차전을 내준 롯데가 2차전을 잡고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다. 철벽 마무리 손승락(35·롯데)이 이틀 연속 힘차게 공을 뿌리며 위기의 롯데를 구했다.

롯데는 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NC와의 준PO 2차전에서 투타 집중력을 앞세워 접전 끝에 1-0 승리를 거뒀다. 롯데 선발투수 브룩스 레일리는 갑작스런 발목 부상으로 강판되기 전까지 5.1이닝 동안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박진형(1이닝)과 조정훈(1.2이닝)에 이어 9회 마운드에 오른 손승락은 선두타자 지석훈을 삼진으로 솎아내고 김준완을 2루수 직선타로 잡아냈다. 이종욱에게 안타를 맞긴 했지만 NC에서 가장 까다로운 타자로 꼽히는 박민우를 1루 땅볼로 처리한 뒤 양팔을 하늘로 번쩍 들어 올리며 경기 종료를 알렸다. 손승락은 전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준PO 1차전에서도 연장 10회까지 2이닝 동안 35개의 공을 던지며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비록 롯데는 연장 11회 역전패하긴 했지만 손승락의 2이닝 역투는 빛났다. 전날 30개 넘는 공을 던지고 이날 또 나온 손승락은 혼신의 힘을 다해 1점차 승리를 지켜냈고 팬들은 ‘손승락’의 이름을 연호하며 환호했다.

1차전을 NC에 내준 롯데에 이날 경기 결과는 중요했다. 경기 전 “포스트시즌은 매 경기 총력전이지만 오늘은 더 그렇다. 오늘 경기까지 패하면 사실상 (PO행이)힘들어지지 않는가. 조정훈도 연투할 것이고, 손승락도 당연히 대기한다. 가진 것을 모두 쏟아 붓겠다”고 필승의지를 다졌던 롯데 조원우 감독은 원하던대로 승리를 거두고 적지인 창원으로 향하게 됐다. 이날 2회 무사 만루서 나온 문규현의 병살타 때 1점을 내 승리한 롯데는 2005년 10월 10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 한화의 PO 3차전 이후 12년 만에 무타점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지난 2012년 10월 19일 SK와의 플레이오프(PO) 3차전 4-1 승리 이후 5년 여만의 포스트시즌 승리 기쁨도 맛봤다. 사직구장을 찾은 롯데의 수많은 팬들 역시 경기 종료 후에도 한참 동안 빨간 깃발을 흔들고 응원가를 합창하며 감격적인 승리의 여운을 즐겼다.

경남 라이벌인 NC와의 첫 포스트시즌 맞대결에서 거둔 첫 승이라는 점도 의미있다. 롯데는 지난 시즌 NC만 만나면 고개를 숙였다. 2013년 1군 무대로 진입한 NC를 상대로 당시 상대 전적에서 8승2무6패로 앞섰지만 2014년(7승9패)부터 2015년(5승11패)까지 열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에는 상대 전적에서 1승15패로 철저히 밀리며 수모를 당했다. NC전에서 5할 승률만 거뒀어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롯데다. 하지만 절치부심 롯데는 올시즌 NC와의 상대전적에서 9승7패로 앞서며 공룡 공포증을 떨쳐냈다. 상대 전적에서 앞서며 정규시즌 막판 NC를 4위로 끌어내리고 3위로 준PO에도 직행했다. 연장 혈전 끝에 준PO 1차전을 내주며 ‘다이노포비아’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했지만 롯데는 꿋꿋하게 이겨냈다.

5전3선승제로 치러진 준PO에서 1차전을 패하고 2차전을 잡은 팀의 플레이오프(PO) 진출 가능성은 50%(4번 중 2번)다. 준PO 1차전 패배 당시 15.4%(3전2선승제도 포함)에 불과했던 롯데의 PO 진출 가능성이 50%까지 올라갔다는 얘기다. 이제 시리즈의 향방은 아무도 모르게 됐다.

iaspire@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