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히딩크 역할\' 논의할 축구협회 기술위원회 논의 시작
대한축구협회가 26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17 제7차 KFA 기술위원회’를 개최했다. 김호곤 기술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7. 9. 26.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만나면 충분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소집됐다.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행에 성공한 축구 국가대표팀의 향후 로드맵을 논의하면서 대표팀 복귀논란으로 세간을 시끄럽게 했던 거스 히딩크 감독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신태용 감독 체제의 대표팀은 유지하고, 도움을 주겠다고 밝힌 히딩크 감독에게 필요한 도움을 받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어떤 역할을 맡아 어느 정도 수준까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음달 초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러시아와 평가전 현장에서 만나 충분한 대회를 통해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

김호곤 기술위원장을 비롯한 기술위원들은 26일 서울시 신문로 축구회관에 모여 2017년도 제 7차 기술위원회를 열었다. 이날 기술위원회의 안건은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이란전과 우즈베키스탄전 평가분석 ▲월드컵 본선까지 대표팀의 주요 일정 검토 ▲신태용 감독이 요청한 외국인 코치와 피지컬 코치 추가 ▲히딩크 감독의 도움을 받는 것에 대한 논의 ▲23세 이하 대표팀 감독 선임 등 다섯가지였다. 가장 많은 관심을 모았던 히딩크 감독의 도움을 받는 문제는 기술위원들이 폭넓게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법과 역할을 기술위 차원에서 특정하기 어려운 만큼 직접 만나 대화해보기로 결정했다.

김호곤 기술위원장은 “히딩크 감독이 네덜란드에서 인터뷰를 한 이후 협회차원에서 이메일을 보냈다.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길 원하고, 어떤 조건을 원하는지는 이메일로 물었다. 메일을 잘받았다는 회신 외에 질문에 대한 답은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러시아 평가전 현장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에 히딩크 감독의 의견을 들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기술위원회가 먼저 나서 기술고문 등 특정 포지션을 제안할 경우 히딩크 감독의 생각과 다를 수 있는 만큼 직접적인 의견교환이 먼저라는 생각이었다. 김 위원장은 “히딩크 감독에게 도움을 받게 된다면 상징적인 수준이 아니라 명확한 역할을 드려야 하기 때문에 먼저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 절차라고 생각한다. 신 감독도 도움을 받겠다는 입장이지만 감독과 권한 등의 문제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히딩크 감독이 생각하는 도움의 수준이 어떤 것인지 알아봐야 적절한 제안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움’이라는 단어의 모호함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히딩크 감독이 생각하는 ‘도움’이 조언의 수준인지 아니면 보다 직접적으로 깊게 관여하겠다는 것인지 협회와 기술위원회가 알아야 한다.

관심을 모았던 또 하나의 논의 내용은 내년 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과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U-23 축구대표팀을 이끌 지도자 선임문제였다. 챔피언십 예선을 정정용 U-18 대표팀 감독의 대행체제로 치러 대회 준비를 위해서는 조속히 해결해야하는 사안이었다. 기술위원회는 K리그 인천을 지도했던 김봉길 감독을 U-23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 김호곤 위원장은 “김봉길 감독은 전남과 인천을 거치며 부드러운 리더십과 더불어 강인한 면도 보여주며 지도력을 드러냈다. 팀을 잘 이끌어 지난 인천아시안게임 우승의 기쁨을 다시 안겨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봉길 감독에게는 내년 아시안게임이 끝날 때까지 U-23 대표팀을 맡긴다는 계획이었다. 2020년 열리는 도쿄올림픽에도 U-23 대표팀이 나서야 하지만 내년 아시안게임 출전 가능 연령대와 세대가 맞지 않아 두 대표팀을 따로 운영하기로 했다.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올해 말 다시 선임을 논의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도쿄올림픽은 현재 U-20 대표팀에 해당하는 선수들이 나서게 되는 만큼 선수들의 연령대가 다르다”고 분리운영 결정의 이유를 설명하면서 “지도자 후보군이 넓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12월에 다시 논의해 선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각 팀과 계약돼 있는 지도자들이 현재로서는 많지만 시즌이 끝나는 시점에서는 이동 가능성이 생기는 만큼 폭넓게 살펴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더불어 신태용 감독이 요청한 외국인 코치와 피지컬 코치의 추가 영입은 기술위원들의 동의를 얻은 만큼 곧바로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외국인 코치는 국제감각과 경험을 갖춘 분으로 찾아보려고 한다. 현재 대표팀에 이재홍 피지컬 코치가 있지만 월드컵 본선을 잘 준비하기 위해 2명은 필요하다고 본다. 능력있는 외국인 피지컬 코치를 선임해 현재의 피지컬 코치도 성장하는 과정으로 삼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었다. 특정 국가나 인물을 정해놓은 것은 아니고, 한국 축구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분들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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