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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배우 조성하가 섬뜩한 사이비 교주의 모습으로 안방극장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손짓 하나만으로도 소름이 돋는 그의 연기는 많은 고민과 노력으로 탄생했다.

지난 24일 끝마친 OCN ‘구해줘’에서 조성하는 사이비 종교 ‘구선원’의 교주 백정기 역을 맡아 무고한 사람들을 감금하고 꽃다운 여신도를 겁탈하려는 음흉한 속내를 가지고도 겉으로는 자신이 천국으로 인도하는 신적 존재인양 행세하며 시청자들을 긴장하게 했다. 특히 마지막회에서는 자신을 거부하는 임상미(서예지 분)를 힘으로 제압하며 “몸과 마음을 나누어야 천국에 갈 수 있다”는 대사로 시청자들을 더욱 기가 막히게 했다. 그런 조성하의 흡입력 있는 연기 덕분에 ‘구해줘’가 사이비 종교의 위험성을 고발하고 사회적 경종을 울리는 드라마로 호평을 받을 수 있었다.

‘구해줘’를 성공적으로 끝낸 조성하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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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기는 왜 상미에게만 집착했나.

백정기 입장에서는 구선원을 그럴듯하게 만들어주는 어떤 스토리가 있어야 했다고 본다. 모든 종교에는 탄생신화 같은 것이 있지 않나. 그 스토리를 구성하는데 백정기 혼자만으로는 힘들기 때문에 임상미라는 인물, ‘나의 반쪽’이 들어옴으로써 완성체가 되고 영구히 세속하면서 내가 이 집단을 영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그런거 같다.

그런 백정기를 가련하게 보는 조성하의 시각은 ‘저것도 순애보인가’ 하고 싶다.(웃음) 여태까지 ‘구해줘’를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다른 여자에게 손을 대거나 시선을 주지 않았다. 오로지 상미 하나다. 3년을 기다려왔다. 3년을 바라보면서 기다려준다는거는 쉽지 않다. 그러니 순애보이지 않을까.(웃음)

-그래도 처음에 상미의 허벅지를 잡았다.

그때 (상미의 쌍둥이 오빠인) 상진이 허벅지도 잡았는데, 상대가 받아들이는게 달라서 그런 것 같다. 나는 그냥 (허벅지를 잡고) 기도한 건데 저쪽에서는 입장이 다르다. 그 입장이 다른 것 때문에 사건이 야기되는 거다. 정말 이 사람을 이성으로 느끼고 터치를 한 순간은 백정기 입장에서는 없었다.

그래도 모르는 남자가 허벅지를 만지면 여자들은 기분이 안 좋을거다. 그래서 (연기)하면서도 고민했다. 이 정도만 하면 되나, 더 깊이 만져야하나. 감독님과 내가 그 수위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고, 재촬영도 했다. 허벅지 만지는 것 때문에.

그런데 남자들이 생각하는것과 여자들이 생각하는게 큰 차이가 있더라. 우리는 손만 대는 게 너무 약한 것 아니냐, 좀더 깊이 들어가는 느낌을 줘야하지 않나 했는데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상대를 혐오스럽게 느낄 수 있는 것 같더라. 여자들은 스치기만 해도 굉장히 싫어하는거 같다. 그런걸 다시 한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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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있지 않나. 딸을 대입해 생각하면 금방 알 수 있지 않을까.

안 그래도 내가 우리 큰딸에게 “남자친구 생기면 데려와. 당장 이단옆차기 해줄게”라고 했다. “손을 잡으려고 하면 당장 전화해” 했다. 정말 내 딸이라 생각하면 털끝 하나 건드리는게 싫은게 맞다.

-상미 역을 연기한 서예지는 어땠나.

서예지가 방언 연기를 할 때 옆에서 지켜봤다. 나는 방언이 어떤건지 잘 모른다. 어떻게 귀에 들리는건지 일반인은 잘 모른다. 이번 방송으로 방언을 알게 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예지는 교회를 다니고 독실한 기독교 인이어서 경험으로 보고 들은 소리를 재현했다. 그런 소리이기 때문에 나는 그 소리가 방언을 할 때 나오는 소리구나 하고 예지를 통해서 이해를 하고 있다. 그걸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cho@sportsseoul.com

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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