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LA 다저스 선발투수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미 캘리포니아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LA = 스포츠서울 칼럼니스트 문상열] LA 다저스 류현진이 왼쪽 팔뚝에 타구를 맞아 포스트시즌 엔트리 진입 점검을 마치지 못했다. 2.1이닝 3안타 1삼진 1실점으로시즌 5승8패 방어율 3.47이 됐다. 볼을 던지는 왼쪽 팔뚝에 멍이 드는 타박상을 입어 향후 복귀가 불투명하다. 다저스 홍보팀은 X-레이 촬영 결과 “뼈에는 이상이 없는 타박상”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24일(한국 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샌프란시스코와의 지구 라이벌전은 매디슨 범가너와 류현진의 선발 맞대결 카드로 관심을 모았지만 홈팀인 다저스가 전날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우승을 확정하면서 선발 라인업에는 다소 김이 빠졌다. 그렇지만 이날 역시 다저스에는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아메리칸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97승58패)와 최고 승률 경쟁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는 노사협의에 따라 올해부터 최고 승률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홈구장의 이점을 안는다. 다저스는 이날 패배로 98승57패로 클리블랜드에 1.0 게임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류현진은 1회 초 선두타자 고르키스 에르난데스에게 좌월 2루타를 허용하고 2사 3루서 버스터 포지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해 선취점을 뺏겼다. 류현진은 올해 1회에 약했다. 1회 방어율이 5.09다. 2회, 3회엔 각각 3.27, 2.05로 갈수록 안정된 피칭을 했다. 2회 선두타자 브랜든 크로포드의 안타와 2사 후 3루수의 실책으로 2사 1, 3루 위기에 몰렸지만 1회 2루타를 때렸던 에르난데스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해 이닝을 마쳤다. 그러나 3회 선두타자 조 패닉의 150㎞(94마일)짜리 타구에 왼쪽 팔뚝을 맞았다. 투수 앞 땅볼로 처리는 했으나 통증을 호소하며 로스 스트리플링과 교체됐다. 1회 1실점하고 물러난 뒤 공격이 침묵해 다저스는 1-2로 졌고 패전은 류현진에게 돌아갔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9회 2사 1루서 야시엘 푸이그가 슬라이딩을 하지 않으며 2루 도루를 시도하다 무산되자 “잘못된 플레이”라며 화를 삭이지 못하는 표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다저스는 9회 2사 1루서 대타 체이스 어틀리를 기용해 동점 또는 역전의 한방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 프런트와 코칭스태프 고민 덜어준 타박상?

다저스의 잔여 7경기 초점은 크게 두 가지다. MLB 최고 승률 싸움과 불펜 점검에 따른 25명 엔트리 구성이다. 열쇠는 불펜투수 구성이다. 류현진은 우완 마에다 겐타와 롱맨 경쟁을 벌이고 있다. 늘 확답을 하지 않고 이리저리 말을 돌리는 로버츠 감독은 이날 류현진을 선발로 세우면서 “불펜 점검은 아니고 정상적인 선발 피칭이다. 던진 후에 재평가하겠다”고 했다. 자이언츠전 이후 포스트시즌 불펜 활용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의미일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타구에 맞아 3회 곧바로 교체됐다. 사실상 프런트와 코칭스태프의 엔트리 고민을 덜어준 셈이다. 류현진은 경기 후 “줄곧 선발로 나서 포스트시즌에도 불펜보다는 선발로 나가고 싶다”는 희망사항을 밝혔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의 다음 활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타구에 맞은 부위의 회복 여부를 봐야 한다.

다저스는 시즌내내 10일짜리 부상자명단(Disabled List)을 적절하게 활용했다. 단순 타박상도 10일짜리 DL에 올렸다. 수술 후 복귀한 류현진은 올해 두 차례 DL에 올랐다. 단순한 부상이었다. 슬라이딩하다 살짝 다친 엉덩이와 타구에 맞은 발등 부상을 입었는데 예방차원에서 DL에 올렸다. 패닉의 타구에 맞은 류현진의 왼 팔뚝은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 류현진은 “야구하면서 팔에 타구를 맞기는 처음이다. 조금 땡기는 정도다. 뼈에는 이상이 없고 내일 아침에 일어나 봐야 통증 정도를 알 것 같다”고 했다. 잔여 경기 등판 여부도 “맞은 곳이 던지는 팔 부위라 통증 치료를 한 뒤에야 언제 던질 수 있을지 알 수 있다. 공을 던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류현진에게 이날 부상은 포스트시즌 엔트리 진입 자체에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다.

◇ 좌완인데 왜 좌타자에게 약할까

선발 투수 예고제의 이점은 타순을 우완→좌타라인, 좌완→우타라인으로 타순을 짤 수 있다는 점이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김현수는 좌완 등판 때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좌완 류현진이 등판할 때 상대 팀은 좌타라인을 고수한다. 이날도 샌프란시스코는 2번 패닉, 3번 더나드 스팬, 6번 브랜든 크로포드, 8번 라이더 존스 등 4명의 좌타자를 선발로 기용했다. 올해 류현진이 좌타자에게 약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0.328(122타수 40안타), 홈런 7개, 장타율 0.574다. 우타자를 상대로는 피안타율 0.230(344타수 79안타), 홈런 12개, 장타율 0.395다.

류현진이 좌타자에게 우난히 취약한 이유에 대해서 다저스 전담 라디오 KLAC의 해설자 케빈 케네디는 “좌타자에게 체인지업을 자주 구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류현진은 아주 빼어난 체인지업을 갖고 있다. 우타자에게는 체인지업을 과감히 던진다. 그러나 좌타자에게는 체인지업 구사가 뚝 떨어진다. 더 많은 체인지업에 커터(커트패스트볼)를 던지면 좌타자에게 강한 이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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